'쇄신' 없고 '당원님' 목청만…與 전대, 시작부터 흥행 우려
4·7 재보선 참패로 쇄신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초반인데도 밋밋하게 흐르고 있다.

당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주자들도 근본적 쇄신책보다는 당원 구애 경쟁에 함몰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선거 책임 논란의 불쏘시개가 됐던 '조국 사태' '재보선 공천' '문자폭탄' 이슈는 휘발성을 잃고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여기에는 초선·비주류 의원들이 들고나온 인적 쇄신론이 '친문 핵심' 윤호중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동력을 잃은 게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의 한 초선의원은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친문 2선 후퇴론'은 폭발력이 없다는 게 증명됐다"며 "전당대회 역시 그런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는 이른바 친문 강성 당원들의 표심이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도 '쇄신 실종'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도부 선출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 10%, 일반 당원 5%의 투표로 치러지는데 친문 강성당원들이 권리당원에 몰려 있어서다.

한 당권주자 캠프 관계자는 "역대 당 대표 선거 결과를 보면 권리당원 표심이 좌지우지했다"며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과감한 정책이나 발언은 할 수가 없는 구조"라고 했다.

'쇄신' 없고 '당원님' 목청만…與 전대, 시작부터 흥행 우려
실제로 당 대표에 출마한 세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유능한 정당"(홍영표), "새로운 선택"(송영길), "민생 돌파"(우원식·이상 기호순)에 그치는 수준이다.

수도권 3선 의원은 "권리당원들이 향배를 가르니 출마자들은 어느 정도 가면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강도 높은 쇄신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였던 최고위원 주자들 역시 당심(黨心)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강병원 후보는 전날 합동연설회에서 강성당원들의 문자폭탄 논란을 언급하면서 "당원과 소통하지 못한 당과 지도부, 의원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했다.

이런 탓에 5·2 전당대회가 일반 국민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집안 잔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재보선 참패와 맞물려 30% 초반대에 갇힌 당 지지율이 5·2 전대를 지렛대 삼아 다소나마 반등하지 않겠느냐는 눈높이에는 못미친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윤석열을 변수로 한 야권 재편 움직임에 비해 우리는 당장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도 아무런 주목을 못 받고 있다.

흥행에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