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 앞에서 전날 제주4·3 수형인 335명에 대한 법원의 전원 무죄 판결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 앞에서 전날 제주4·3 수형인 335명에 대한 법원의 전원 무죄 판결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뉴스1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아주 신났네, 신났어"라고 발언한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사진)과 연관시키는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이크가 꺼진 것으로 착각하고 조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속내는 늘 예상하지 못한 순간 드러난다"며 "특히, 추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이 겹친다"고 적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7월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소설 쓰시네"라고 말했다가 두 달 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에 대한 공격은 참겠는데 당일 아들에 대한 상당히 불편한 질문을 하길래 '이건 좀 심하다는' 모욕감을 대변했던 독백이었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또 "스피커(마이크)가 켜져 있어 그렇게 나가버린 것 같은데 죄송하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나왔던 김 부의장의 발언을 두고 추 전 장관을 떠올린 것. 김 부의장은 같은 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중립성 문제를 지적한 뒤 자리로 돌아가면서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격려를 받는 모습을 보며 나지막이 "아주 신났네, 신났어"라고 말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 /사진=뉴스1
김상희 국회부의장 /사진=뉴스1
이 같은 김 부의장의 발언은 다음 질문자인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석에 나와 있던 상태에서 나왔다. 이에 김 부의장은 자신의 마이크가 꺼진 상태인 줄 알고 이같이 말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이 나온 당일에도 추 전 장관을 떠올린 바 있다. 박기녕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떠올리게 하는 오만방자한 발언이 나왔다"며 "누구보다 중립적이어야 할 국회부의장이 대정부질문에 나선 야당 의원들을 향해 조롱성 발언을 하다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날에는 허 의원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기도 했다. 허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던 저는 순간 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징계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