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비칠라…與 쇄신격랑 속 몸낮춘 이재명계(종합)
당내 이재명계는 직접 원내대표·당대표 선거에 관여하거나 구체적인 노선 관련 발언을 내놓기보다는 민생과 밀접한 정책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14일 통화에서 "이 지사가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당내 경선에서 섣불리 누구의 편을 들 수는 없다"며 "국민을 바라보며 대권 비전과 연결될 정책 행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 의원은 "괜히 오해를 살 수 있어서 매사에 언행을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이 지사 측 핵심 측근인 정성호 의원도 이번 경선에는 나서지 않았다.
평소 당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공개 발언에 신중한 모습이다.
재보선을 계기로 친문 2선 퇴진론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이재명계가 나설 경우 자칫 계파 간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2018년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친문과 치열한 갈등을 벌였고, 그 후유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극성 친문이 포진한 일부 권리당원들은 그동안 재보선 참패 요인 중 하나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관련해 이 지사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재명계 내부적으로는 쇄신 논의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보선을 기점으로 정치 지형이 여권에 불리해진 상황에서 전면적인 쇄신이 없이는 차기 대선까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당이 제대로 정신을 차렸다고 느끼게 할 정도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5·2 전당대회에서 배출될 새 지도부가 대선 일정과 '게임의 룰' 등을 확정하는 열쇠를 쥔 가운데 이재명계는 최고위원 진출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병욱 백혜련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 지사 측은 "개별 의원의 출마에 대해 조직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지사 측은 '기본시리즈' 구상을 가다듬는 동시에 비정규직 문제, 수술실 CCTV 설치 등 민생 정책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청에 온 우원식 홍영표 의원 등 당권주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 국민의 삶이 현실에서 개선되는 쪽, 실용적인 민생 개혁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오는 20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리는 '경기도 청소·경비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다.
28일에는 경기도가 주최하는 기본소득 박람회도 개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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