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한 김에 전시물·옷도 구경"…부산 이색투표소 눈길

4·7 보궐선거 투표 날인 7일 부산 곳곳에서는 이날 하루 기념관, 의류매장, 태권도장 등이 투표소로 변신했다.

부산 중구 망양로에 있는 박기종 기념관 1층 전시실에 마련된 투표소는 기존에 있던 전시물 자리에 투표소가 들어섰다.

"투표한 김에 전시물·옷도 구경"…부산 이색투표소 눈길

전시실 벽에는 대한제국기 근대화를 위해 노력한 박기종 선생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는 투표를 하러 온 시민 눈을 사로잡았다.

당초 인근 고등학교에 투표소가 설치될 예정이었지만, 선거 날이 휴무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박기종 기념관으로 장소가 변경됐다.

이곳을 찾은 유권자는 한 쪽에 전시된 박기종 선생의 생애를 읽으며 전시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황모(60)씨는 "알고 있는 위인으로는 이순신, 안중근 의사가 전부"라며 "인근에 사는데도 알지 못했던 기념관이라 아내와 함께 조만간 제대로 전시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표한 김에 전시물·옷도 구경"…부산 이색투표소 눈길

부산 파크랜드 중앙점도 이날은 손님 대신 유권자를 맞이했다.

구두와 정장을 진열한 공간에는 이날 3개의 투표소가 들어섰다.

시민들은 선거사무원이 신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발급하는 동안 주변에 진열된 옷들을 둘러보기도 했다.

또 매장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은 전시된 옷을 구경하거나 실제 구매를 하기도 했다.

박모(72)씨는 투표를 마친 뒤 옆에 있는 매대에 가 셔츠 한 벌을 구매했다.

박씨는 "마침 셔츠가 부족해 살 때가 됐는데, 마침 투표 장소도 정장 가게라 옷을 샀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공시설이 아닌 민간업소가 투표소로 변신하기까지에는 업주의 당찬 결심이 있었다.

이곳 점주 김용희(77)씨는 "중앙동에 투표소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투표소로 이용하라고 선뜻 제안했다"며 "부산시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하루 장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표한 김에 전시물·옷도 구경"…부산 이색투표소 눈길

일반적으로 투표소는 접근성을 고려해 주민센터, 초·중·고교 강당, 경로당, 마을회관 등 공공시설이나 민간시설에 설치된다.

그러나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이처럼 색다른 곳에 마련되기도 한다.

부산에서는 이날 기념관, 의류매장 외에도 태권도장(장림2동 제4 투표소), 만화체험관(범일1동 제2 투표소), 문학관(남산동 제1 투표소), 박물관(복산동 제3 투표소), 검도관(남산2동 제3 투표소) 등지에서 투표소가 차려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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