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DMC첨단산업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위원회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DMC첨단산업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위원회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야권 후보 서울시장 단일화에서 결국 자당 오세훈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들어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추진을 선언한 만큼 보궐선거 이후 정계개편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영입 실패했지만 끝내 오세훈 단일후보로

대선을 앞둔 보수 재편의 핵심은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거취다. 김종인 위원장이 윤석열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하는 정계개편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나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서 내가 국민의힘에 와서 할 수 있는 역할의 90%는 했다고 본다. 나머지 10%를 더해서 오세훈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으로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감을 밝힌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감을 밝힌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단일화를 두고 김종인 위원장은 당 안팎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당 원로들은 그를 향해 당에서 떠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당 후보 중심의 선거 전략을 고수했고 결국 관철시켰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번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와 감정 섞인 날 선 공방전 벌이며 당내에서도 비판을 샀다. 단일화 판을 깨기 위해 발언 수위를 높였다는 것. 결과적으로 오세훈 후보가 승리하면서 김종인 위원장의 판단이 맞았다는 당내 분석이 나온다.

그는 단일화 경선 결과에 대해 "제1야당의 후보로 단일화된다는 것은 처음부터 상식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상식이 통한다는 것을 시민이 입증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종인에 쏠리는 눈…대선까지 역할 하나

김종인 위원장이 △안철수 대표의 '원샷 경선'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민의힘 주도로 단일화를 이끌어 온 점 △단계적으로 경선을 진행하며 컨벤션 효과를 만들어 낸 점 △안철수 대표와의 공방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킨 점 등이 효과를 냈단 평가다.

김종인 위원장 임기가 다음달 보궐선거까지이지만, 윤석열 전 총장과의 개인적 인연도 있는 만큼 당에 남아 대선까지 진두지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다만 김종인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대선 국면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로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선 오세훈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들며 보수 재건의 기틀을 다진 김종인 위원장이 향후 윤 전 총장 영입 등에 관여하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부 후보 영입에 실패하며 리더십에 타격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국민의힘 중심의 보궐선거를 이끌어내지 않았는가. 대선 국면에서도 윤석열 전 총장과 접점을 만들며 국민의힘과 함께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