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터뷰…"보상·예우 충분치 못해…현장 목소리 들을 것"
"고령유공자 위해 위탁병원 640곳으로 확대…보훈사각지대 없앨 것"
황기철 보훈처장 "천안함장병 유공자 등록, 억울함 없게 최선"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서해수호의 날을 사흘 앞둔 23일 "국가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서해수호 장병들이 국가유공자 심사와 등록 등에서 억울한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처장은 이날 올해 6회째인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천안함 생존 장병 중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분이 지난 2019년 6명에서 12명이 됐고, 현재도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등 국가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가보훈대상자 요건 인정기준을 개선했으며 앞으로 그동안의 심사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사회 환경 변화 등을 적극 (심사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말 취임한 황 처장은 여러 보훈 단체를 비롯해 서해수호 전사자 유가족, 생존 장병 등을 직접 만나는 등 현장 중심으로 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 전사자 묘역을 참배하고 전투에 참여한 장병들과 간담회를 했다.

황 처장은 "현장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서 진솔한 생각과 애로사항을 듣고 고민하면서 소통하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간담회와 자택 방문 과정에서 정부가 이분들을 위해 '더 세심히 살피고,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겠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훈은 합당한 보상과 예우가 중요한데 지금까지 큰 노력은 있었지만, 충분하지 못한 것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현장으로 달려가 그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바램에 부응하도록 제도 개선점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군 총장 출신 보훈처장으로 첫 서해수호의 날 행사를 하는 소감에 대해서는 "전우들이 희생하고 부상하고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결국 치유는 튼튼한 안보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그래서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더는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으로 생존 장병 등 많은 분을 행사에 초청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올해 6회째를 맞는 서해수호의 날이 우리의 영웅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용기와 투혼을 되새길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 피격 때 가장 크게 다쳤던 신은총 예비역 하사를 지원한 사례도 소개했다.

신 예비역 하사는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황 처장이 자택을 방문해 지팡이를 사라고 어머니 손에 쥐여 줬던 돈으로 실내에서 사용할 지팡이를 샀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황 처장은 "복합통증증후군(CRPS)으로 고통받는 신 하사가 한 달에 2∼3번 진료를 위해 인천에서 서울로 가야 하는데, 버스나 전철은 이용하기 힘들어 택시를 타야 한다"며 "그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상이군경회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어 참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가유공자 예우와 관련해서는 "그간의 노력으로 보훈의료 환경이 많이 좋아졌지만, 저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고령의 국가유공자분들이 집에서 더 가까운 곳에서 의료비 부담 없이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올해 100곳, 내년 120곳의 위탁병원을 추가로 지정해 총 640곳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광주, 부산에 이어 내년까지 대전과 대구에 보훈병원 재활센터를 건립하고, 올해 전북권 보훈요양원도 완공하는 등 의료·요양 인프라 역시 지속해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황기철 보훈처장 "천안함장병 유공자 등록, 억울함 없게 최선"
황 처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최근 4년 동안 보훈 보상금은 물가상승률보다 평균 4배 가까이 인상됐다"면서 "그간 보훈 지원에서 소외되었던 분들에게까지 생활조정수당 지원 대상 범위를 확대해 보훈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중에 생계가 어려운 분들을 비롯해 비상이 참전유공자분들이 생을 달리하게 될 경우 배우자에 대한 지원이 단절되어 생계가 곤란해지는 문제가 있다"며 "이분들께 생활조정수당을 지급해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법률 등이 발의되어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군총장을 역임한 황 처장은 해군작전사령관 시절인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해운 소속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했고, 지난해 12월 31일 취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