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사진)은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엄벌을 촉구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의 가덕도신공항 인근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썼다. 약자에게만 엄벌을 주장했다는 취지다.

그는 "이재명 지사는 LH 직원들에게만 엄벌을 말하면서 정작 더 힘 있는 자들의 투기나 다른 중요한 것들은 모른 체 지나쳤다"며 "LH 직원들의 투기는 강하게 비판하면서 오거돈 일가의 가덕도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왜 한 마디도 없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거론하면서 "흑석동 투기와 관사 재테크의 주인공이 국회의원이 되고, 영부인 친구가 목포에 투기를 했는데, 왜 여기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는가"라며 "진정한 사이다라면 강한 자에게 강해야 하는 거 아닌가. 강한 자에게 약하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에게만 강한 건 사이다가 아니라 맹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월2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제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시기 등 세부 내용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월2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제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시기 등 세부 내용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음은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전문.

< 왜 강자에겐 침묵하나 >

이재명 지사가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을 "다시는 꿈도 못 꿀 만큼 엄벌"해야한다고 했다.

지당한 말씀이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의 이 지당한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개운치 못한 것은 왜일까.

이재명 지사는 LH 직원들에게만 엄벌을 말하면서 정작 더 힘 있는 자들의 투기나 다른 중요한 것들은 모른 채 지나쳤다.

LH 직원들의 투기는 강하게 비판하면서 오거돈 일가의 가덕도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없나.

당시 LH 사장이었던 현 국토부 장관의 책임을 조사하자는 말은 왜 한마디도 없나.

대통령이 지시한 총리실과 국토부의 자체조사가 이미 국민의 냉소와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누가 보더라도 감사원 감사, 검찰수사가 명백히 필요한데, 이 점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없나.

흑석동 투기와 관사 재테크의 주인공이 국회의원이 되고, 영부인 친구가 목포에 투기를 했는데, 왜 여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나.

이재명 지사는 왜 세상을 향해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가.
진정한 사이다라면 강한 자에게 강해야 하는 거 아닌가.
강한 자에게 약하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에게만 강한 건 사이다가 아니라 맹물이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는 감사원과 검찰이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권력자들의 투기 의혹도 똑같은 기준과 잣대로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공정한 세상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