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단기필마로 뛰어든 무소속 금태섭 후보와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를 향해 다른 여야 후보들의 뜨거운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저마다 양당 구도에서 벗어나 있는 두 후보를 포용함으로써 확장성을 강조하고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시민 후보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는 지난 15일 조정훈 후보와 전화 통화를 했다.

앞서 조 후보까지 참여하는 '자유주의 상식 연합'을 공식 제안한 지 이틀 만이었다.

두 후보는 서울시민을 위한 공약을 주제로 계속 소통하자고 뜻을 모았고, 정책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는 방안까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금태섭·조정훈에 여야 후보들 러브콜…"확장성 과시용"
나 후보는 지난 14일에도 금태섭 후보와 남산 둘레길을 같이 걸으며 집권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야권 연대와 재보선 이후의 정치 구상에 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같은 당 조은희 후보는 지난달 26일 당내 예비경선이 마무리되기 전에 일찌감치 금 후보와 비공개 회동을 했다.

두 후보는 서울시장을 탈환하려면 야권이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러려면 새 인물로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한때 자당 안철수 후보가 참여하는 제3지대 경선에 금 후보뿐 아니라 조 후보까지 끌어들이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앞다퉈 손을 내미는 것은 여권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지난 2일 "품이 넓은 민주당"을 강조하며 당원들 눈 밖에 난 금 후보까지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우상호 후보는 8일 "진보 진영 총결집"을 주장하며 조 후보와 정책 토론을 벌였다.

지지율 상승을 꾀하는 금 후보와 조 후보는 이런 인기가 싫지 않은 눈치다.

자신과의 만남을 이미지 개선에 활용하려는 일부 후보의 속내가 짐작되지만, 이를 지렛대로 정책을 숙성시킬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금 후보는 통화에서 "후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후보가 됐다"며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후보와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동지는 물론 적과도 만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유능한 행정가를 뽑는 선거로 만들기 위해 그 누구와도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태섭·조정훈에 여야 후보들 러브콜…"확장성 과시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