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기간 남성 9∼10년→7∼8년, 여성 6∼7년→5년

지난달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새 5개년계획을 밝힌 북한이 군 복무기간을 줄여 경제 현장에 더 많은 젊은 노동력을 투입해 주목된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16일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군 복무기간이 남성은 현행 9∼10년에서 7∼8년으로, 여성은 6∼7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다고 보고했다.

박 원장은 "군에서 제대한 인력을 경제 현장에 투입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이행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전했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대북제재로 외부 자본과 물자를 들여오기 힘든 상황에서 자력갱생·자립경제 노선을 채택한 북한이 '내부 자원'을 최대한 끌어모아 경제난 타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北, 군복무 줄여 '젊은 노동력' 생산현장 투입…병력감축 주목

지난달 5∼12일 열린 북한의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는 2016∼2020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하였다"고 자인하며 주민생활을 향상하는데 중점을 둔 새 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지표를 밝힌 것은 ▲평양에 올해부터 매년 1만 세대씩 총 5만 세대 주택 건설 ▲ 검덕지구에 2만5천 세대 건설 ▲ 시멘트 800만t 생산하고 해마다 시·군에 1만t씩 보장이다.

이어 김 총비서는 지난 8∼11일에는 다시 당 전원회의를 전격 소집해 당대회에서 제시한 5개년계획 작성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무조건 실행을 역설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총비서가 "겹쌓인 난관들을 용의주도하게 타개하고 경제건설과 인민생활에서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통이 큰 작전안과 명철한 방도들"을 제시했다고 선전했는데, 군 복무 기간을 줄인 것도 이런 조치 중 하나로 보인다.

북한이 인민군을 경제건설 전반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고는 있지만, 동원 인력이다 보니 젊은 노동력을 농촌과 수산업 등 생산 현장 전반에 골고루 배치하는데는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초모제'(招募制)로 불리는 북한의 군 징병제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정 연령에 도달한 주민들은 누구나 군대에서 일정 기간 복무하도록 하고 있다.

군 복무를 하지 않으려면 대학 입학에 합격한 학생이거나 장애인, 가정성분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등으로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생산 현장에 일하는 젊은 노동력은 20대 기근 현상 등 상당히 열악할 수밖에 없다.

결국 당대회 결정 실현에 필요한 젊은 노동력들이 군에 묶여 있어 현장 투입에 어려움을 겪자, 복무기간 단축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이번 조치로 복무 기간이 줄고 경제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이 늘어나는 만큼 사실상의 '병력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2020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병력은 128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복무 기간이 줄면 자연스럽게 병력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국정운영의 핵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다.

1993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10년 복무연한제를 실시했었으나 이른바 '선군정치'를 내세우면서 1996년 10월 군복무조례를 변경해 남자는 30세, 여자는 26세로 복무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최장 13년 동안 복무토록 했다.

1990년대 중반은 최악의 경제난으로 아사자가 생기고 인구가 급감한 시기여서 군 복무 기간을 13년이나 늘린 배경으로도 꼽힌다.

이어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넘기면서 2003년 최고인민회의에서 '군사복무법'을 채택하고 남성은 13년에서 10년, 여성은 10년에서 7년으로 3년씩 단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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