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민당 대표 선거…후보 3인방 지지도 막상막하

이번 주말에는 독일의 포스트 메르켈 체제가 어떤 형태가 될지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이 메르켈 총리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지, '우클릭'할지 주목된다.
포스트 메르켈체제 곧 윤곽…현행 기조 유지 vs 우클릭 개봉박두
기민당은 오는 16일 당대회를 열고, 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선출한다.

1천1명의 기민당 대의원들은 메르켈 총리와 경쟁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와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 등 3명 중에 새 당 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독일이 오는 9월 총선 이후 16년째 집권 중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 뒤를 이을 새 총리 선출을 앞둔 가운데, 기민당 대표는 기민·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차기 총리 후보가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기민당의 정당 지지율은 35∼37%로 사회민주당(SPD)이나 녹색당, 좌파당 등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차기 총리로도 유력하다.

2005년 메르켈 총리가 처음 총리가 될 때부터 경쟁자로 꼽혔던 메르츠 전 원내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기민당은 '메르켈 시대'와 결별하고, 한 단계 우클릭하게 될 전망이라고 독일 타게스슈피겔은 전망했다.
포스트 메르켈체제 곧 윤곽…현행 기조 유지 vs 우클릭 개봉박두
반면, 메르켈 총리의 지지를 받고 있는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가 선출되면 메르켈 시대의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메르켈 총리는 정치 노선과 관계없이 사안마다 실용적으로 접근하되, 독일 시민들의 의견에 항상 세심히 귀 기울이는 포용적이고 유연한 정치를 펼쳐왔다.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는 최근 지지도가 급상승 중인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슈판 장관은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가 당 대표가 되면 부대표를 맡게 될 전망이다.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은 당 대표로 선출되면 정력적으로 기민당의 현대화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독일 ARD방송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메르츠 전 원내대표의 지지율이 29%로 소폭 앞서고 있고,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와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은 각각 25%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당초 메르츠 전 원내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앞섰지만,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와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이 상당히 따라잡았다.

기민당은 전통적으로 기사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왔고, 대체로 다수파인 기민당 내에서 총리 후보가 선출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세 후보의 지지율이 막상막하여서 당 대표가 된다고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 후보 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여론조사에서 총리 차기 주자로 슈판 장관과 함께 선두를 달리는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 대표가 총리 후보로 직접 나설 가능성도 있다.

기민·기사당 연합 내 원로로 꼽히는 볼프강 쇼이블레 연방하원 의장이나 랄프 브링크하우스 원내대표 등은 '제4의 후보'도 거론하고 있다.

이는 슈판 보건장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이 기민당 대표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메르츠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이기지 못하면, 2차 투표에서 2위 후보가 3위 후보의 표를 얻을 거라는 게 그나마 확실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