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뿐만이 아니라 청와대 및 정부 주요 인사들까지 '윤석열 때리기'에 합류한 모습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날 선 반응을 쏟아냈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대통령 의중이 정부 주요 인사들을 통해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세균 "내각 통할 총리로 책임 느껴"

정세균 총리는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 갈등에 대해 "앞으로도 불필요한 논란이 계속된다면 총리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싸움을 못하도록 총리가 중재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정세균 총리는 "국민께서 몹시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며 이같이 답했다.

정세균 총리는 "고위공직자라면 절제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요구된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할 말 다 하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고위공직자로서 도리를 다한다고 하겠나"라고 했다.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서 국민 여러분께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은 지난달 국정감사 이후 최근까지도 장외 설전을 벌이고 있다. 추미애 장관은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하자, 윤석열 총장은 같은날 법무연수원 강의에서 이를 겨냥한 듯 "검찰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영민 "추미애, 검찰 최고 감독자"

노영민 비서실장은 정세균 총리가 예결위에 참여한 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노영민 실장은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검찰 최고 감독자"라며 추미애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이냐, 추미애 장관이냐 결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추미애 장관을 해임해야 할 이유가 더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노영민 실장은 "정부조직법 및 검찰청법에 의하면 검찰청 조직은 법무부 장관 소속의 중앙 행정기관"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처럼 내각과 청와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국무총리와 비서실장도 '윤석열 때리기'에 합류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을 가능성을 짚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총장 찍어내기 때부터 느꼈지만 총리와 비서실장까지 나서 '윤석열 때리기' 하는 것은 대통령 의중이 담긴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