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강경화 만나 한미워킹그룹 문제 논의할 것"
이인영 "바이든 당선 시 '클린턴 3기'도 가능…신속대응 중요"(종합)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3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을 때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대북 기조를 계승할지 여부는 한국 정부의 대응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시 오바마와 같은 '전략적 인내'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자 "한국 정부가 미국과 얼마나 긴밀하게 소통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 시 차기 정부가) '오바마 3기'로 (북한 문제를) 접근할 수도 있지만 '클린턴 3기'가 될 가능성도 있으니 예단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3기'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클린턴 말기 때 대북 접근했던 정책이나 페리 프로세스 등을 뜻한다"면서 "그런 정책들이 합리성이 있으니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2기 행정부는 말기에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방북하고 북미정상회담이 성사 직전까지 가는 등 적극적인 대북 관여정책을 폈다.

'페리 프로세스'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1999년 10월 대북정책 조정관으로서 내놓은 대북정책 로드맵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지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3단계 접근 방안을 담았다.

이인영 장관은 이낙연 의원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당시 한국 정부와 북한의 태도를 고려한 차선책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자, "그런 시각이 실제로 꽤 있다"면서 "한국 정부 입장이 어떻게 되느냐를 바이든 정부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 2기 때의 '전략적 인내'는 초기 북한과 적극적인 협상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하자 미국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며 압박으로 기운 상황을 표현하는 말로, 일각에선 이로 인해 방치된 북한이 핵능력을 키울 시간만 벌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에서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다면 한국의 외교·안보·통일 라인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인물, 특히 인사라인을 교체하기 이전에 새로운 정부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들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장관은 더민주 전해철 의원이 '한미워킹그룹 운영 과정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장애가 된다면 일부를 재검토하고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 문제에 대한 통일부와 외교부의 협의 경과를 묻자, "외교부 장관과 제가 조만간 한번 대화를 나누는 그런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동안 이 장관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한미워킹그룹이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그 기능과 운영방식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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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