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도부 초청…부산·광주 지역 막걸리 공수
丁 "2006년 安에 서울시장 출마 간접타진", 安 "총기 여전하셔"
정총리, 안철수와 '막걸리 회동'…협치 재시동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오후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지도부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막걸리 회동'을 했다.

정부·국회 간 협치를 모색하기 위한 만남이다.

첫 순서로 정 총리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을 계획했으나, 당시 총리실 직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만찬은 연기됐다.

이에 따라 정 총리는 국민의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시작으로, 협치 행보에 재시동을 걸었다.

24일 총리실에 따르면 전날 만찬 회동에는 안철수 대표와 권은희 원내대표, 이태규 사무총장, 최연숙·구혁모 최고위원, 안혜진 대변인 등 국민의당 지도부 전원이 참석했다.

회동은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한다.

특히 정 총리는 부산 출신인 안 대표와 광주 출신인 권 원내대표를 배려해 두 지역 특산 막걸리인 금정산성 막걸리와 무등산 막걸리를 현지에서 공수해 만찬 자리에 내놓았다.

정총리, 안철수와 '막걸리 회동'…협치 재시동
참석자들은 협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4차 추경안이 통과되는 모습을 보면서 국회에 협치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 참 다행이라고 느꼈다"며 "협치가 일상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안 대표가 4·15 총선 당시 마라톤 종주를 한 점을 거론, "국민의당이 제3당이지만, 기대가 크다.

지치지 말고 계속해서 애써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언제든 쓴소리를 많이 해달라. 국정운영에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정 총리는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었는데 안 대표에게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간접 타진한 적도 있다"며 안 대표와의 과거 인연을 언급했고, 이에 안 대표는 "역시 총기가 여전하시다"고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안 대표는 정 총리에게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하고 계시는데, 포스트코로나 시대 준비까지도 잘 이끌어달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과 관련해 재정건전성 우려도 크다"면서 "이 문제도 늘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참석자들에게 협치의 뜻을 담아 자신이 직접 서명한 '목요대화 대담집'을 선물로 건넸다.

지난 22일 발간된 이 책자는 전문가들과의 각종 현안 논의 내용을 담은 것이다.

한편 정 총리는 국민의힘 측과 회동 날짜를 다시 조율 중이다.

다만 추석과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국정감사 이후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