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지원 아니라더니…연체금 대납으로 70억 넘게 챙긴다

정부·여당은 '만 13세 이상의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일괄지급하는 것이 통신사를 배불리는 정책이 아니라고 했지만 연체인원 대납 효과만으로도 통신사들 70억원 넘는 수입을 챙기게 된다.

지난해 9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2019년 연령대 및 통신사별 유무선 통신 요금 연체현황'에 따르면 무선통신비를 내지 않는 연체자는 지난 6월 말 현재 35만9199명으로 집계됐다. 이 때 집계된 연체인원만 대납한다고 해도 통신사들은 71억8398억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연체자가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무선통신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KT, LG유플러스도 순차적으로 이득을 거두게 된다.

이미 국회예산정책처를 비롯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문위원까지 정부·여당의 통신비 2만원 지급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14일 "코로나19로 인해 통신비 부담이 증가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선별 지원이 아니라 만 13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지원"이라며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이용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15일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제출, "정부 재정이 통신사에 귀속된다"며 통신비 2만원 지원 방식을 재고하라고 권고했다.

야당을 비롯해 여당 내에서도 통신비 지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통신비 지급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본회의 개최를 앞두고 지원대상을 '13세 이상 전 국민'에서 '17∼34세 및 50세 이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대상을 변경한다고 해도 혈세를 통해 민간업체를 배불린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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