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지도자 간담회…문대통령, 개신교 지도자도 만날 예정
문대통령 "국민 위해 기도를", 천주교 "솔로몬의 지혜를"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염수정 추기경 등 천주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의 조기 극복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한국 천주교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에서 미사를 중단하는 등 천주교가 방역 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데 사의를 표했다.

천주교회에선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26일 전국 16개 교구가 미사를 중단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반드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며 "빠르게 위기를 극복해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수난의 시간에 예수님께서 '모두 하나 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셨던 기도를 되새겨 본다"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대통령 "국민 위해 기도를", 천주교 "솔로몬의 지혜를"
천주교 지도자들은 정부의 방역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문 대통령을 격려했다.

대구대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는 "최근 대구에서는 광화문 집회 후 이에 연관된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며 "서로 (힘을) 나누면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고, 그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권혁주 주교는 "코로나와 싸우면 대통령이 꼭 이길 것"이라며 "선이 악을 이기는 이치"라고 힘을 보탰다.

유흥식 주교는 "코로나19는 혼자 힘으로 이겨낼 수 없다"면서 "내년에 탄생 200주년인 김대건 신부님의 보편적 형제애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위로가 필요하다"며 "기회가 되면 (김대건 신부 관련 행사에) 참석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 미사를 집전한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에게 "(어머니가) 많은 신부님, 수녀님, 연도대원의 기도 속에 조용히 떠나셨다"며 각별히 감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문대통령 "국민 위해 기도를", 천주교 "솔로몬의 지혜를"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앞으로 천주교가 지도력을 발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희중 대주교는 "코로나19 극복과 국태민안을 위해 문 대통령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주시길"이라고 기도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하는 뜻을 담아 '묵주 기도의 모후'라는 제목의 성화(聖畫)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7월 개신교, 불교 지도자와 간담회를 한 것에 이은 문 대통령과 종교계와의 소통 자리다.

현 정부에서 천주교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단감염 우려 속에 일부 교회 등이 중심이 돼 강행한 서울 도심 광복절 집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조만간 개신교 지도자들도 만날 계획이라고 강 대변인이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