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빅4' 호남 싹쓸이
윤석열 측근은 좌천되거나 승진 배제
조국 무혐의 주장 검사는 영전
추미애 아들 수사하는 동부지검장에도 '친여 인사'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에 대해 "인사가 만사"라며 "출신지역을 골고루 안배한 인사를 했다. 묵묵히 전문성을 닦고 상하의 신망을 쌓은 분들이 발탁된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8일 논평을 내고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추미애 장관의 정신세계"라고 비꼬았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번 인사에서 정권에 충성한 검사는 포상을 받고 말 안 듣는 검사는 유배를 당했다. 추 장관의 권한을 한껏 끌어올린 칼 사위를 국민들은 봤다"며 "조국은 무혐의라고 이 정부를 따라 외친 검사들은 일제히 영전의 영예를 안았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맞선 검사를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하는 지검장으로 보내는 꼼꼼함도 잊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작된 검언유착으로 나라를 뒤흔든 잘못을 책임지고 자리에서 나가야 할 장관이 인사배경에 도취하는 모습은 정상이라 볼 수 없다"며 "'살아있는 권력도 엄중하게 수사해달라'는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검찰총장의 수족을 잘라놓고 자축에 여념 없는 장관의 정신세계는 이해하기 어렵다. 전리품 잔치에 국민을 초대하지 말라"고 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던 인물들은 사실상 좌천되거나 승진하지 못했다.

반면 조국 무혐의를 주장해 이른바 '상갓집 파동'을 일으킨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했다.

심재철 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불기소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인사다. 이에 양석조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등이 한 장례식장에서 심재철 부장을 향해 "당신이 검사냐"고 항명해 이른바 '상갓집 파동'이 일어났다.

조남관 신임 대검 차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참모 출신이다.

검찰 '빅4'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옛 공안부장)은 모두 호남 출신이 맡았다. 심재철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은 전북 완주 출신이다. 유임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전북 무주 출신이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임명된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전남 순천 출신, 대검 공공수사부장에 임명된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전남 나주 출신이다.

추미애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를 지휘하게 될 서울동부지검장에도 친여 인사가 임명돼 논란이 예상된다.

전날 김관정(26기)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동부지검장에 임명됐다. 김관정 부장은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수사심의위원회로부터 대검의 의견서 제출 요구를 받고도 보고 없이 이를 거부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하자 대검 형사부 과장과 연구관 5명은 만장일치로 '범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작성했었다.

당시 김관정 부장은 '대검은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고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어긋난다며 제출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의견서 제출은 지휘권 위반이 아니다. 심의위의 요청을 거절하면 임무 방기'라는 대검 실무진의 지적에도 김관정 부장은 끝까지 버텼다.

서울동부지검장에 대표적인 친여 인사가 임명되면서 추미애 장관 아들 수사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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