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 최연소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27)이 최근 불거진 의상 논란에 대해 "이 정도 옷도 못 입나? 이런 일에 해명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당황스럽다"고 했다.

류호정 의원은 5일 <한경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입은 옷이 튀는 옷인가? 20·3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흔하게 입는 옷"이라며 "이 정도 옷차림에 쏟아지는 성희롱을 보며 깜짝 놀랐다. 일반 여성들도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저와 같은 시선을 받아온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류호정 의원은 전날(4일) 국회 본회의에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논란이 됐다. 이날 류호정 의원은 정의당의 상징인 노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릎이 드러나는 다소 짧은 원피스를 입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소풍 왔느냐"며 "의상은 자유라고? 장례식장에도 그렇게 입고 가보라"고 비판했다.

특히 친여(親與) 성향 네티즌들은 류호정 의원을 향해 성희롱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류호정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후 극단 선택을 하자 조문을 거부해 친여 성향 네티즌들의 표적이 됐다.

류호정 의원이 과거 BJ활동을 했던 것을 지적하며 "국회에 별풍선을 받으러 왔느냐" 등의 반응도 나왔다.

류호정 의원은 "자고 일어나니까 어제 입은 것이 오늘 논란이 됐다. 하루종일 정신이 없었다"며 "저는 50대 중년 남성, 양복과 넥타이로 상징되는 국회 이미지를 깨고 싶어 꾸준히 캐주얼 의상을 입어왔다. 반바지도 입었었다. 그동안 큰 논란이 안됐는데 원피스는 용납이 안됐었나 보다"고 했다.

이번 의상도 의도해서 입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전날 제가 속한 청년 포럼 총회가 있었다. 거기서 캐주얼 복장을 입고 행사를 진행했다.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옷을 입고 다음날 본회의장에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국회 내 구태적인 관행을 깨기 위해 청년들과 약속하고 지킨 것"이라고 했다.

류호정 의원은 "의정활동 전반에서 여성혐오, 성희롱성 발언을 많이 들었다. 여성이라서, 청년이라서 받는 차별에 대해 공론장이 열리기를 원했는데 원피스 하나로 이렇게 공론장이 만들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의상에 신경을 쓸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더 당당하게 입겠다. 입고 싶은 옷을 입겠다"고 했다.

류호정 의원은 "양복을 입어야만 국민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인가. 제가 일하기에 적당한 옷을 입겠다"며 "국민은 국회의원들이 격식을 차리는 것보다 성과를 내기를 원한다. 저는 결과로 말하겠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