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설훈 최고위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설훈 최고위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 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라"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사진)은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총장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최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있었던 윤석열 총장의 "독재"와 "전체주의 배격" 등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다.

설훈 최고위원은 "윤석열 총장이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독재'와 '진짜 민주주의' 발언을 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 전체주의'란 주장으로 해석된다"며 "문재인 정부라는 주어만 뺀 교묘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총장이야말로 엄정한 법 집행이나 진짜 민주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먼지 털듯이 수사했으면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수사상황은 감감무소식에 늑장 수사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총장 최측근은 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정치공작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며 "윤석열 총장은 한동훈 검사장을 보호하려다가 상급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총장이 독재와 전체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이제 윤석열 총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독재와 전체주의라면서 검찰총장에 있다는 것은 독재 대열에 합류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물러나서 본격적인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총장은 앞선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통해서 실현된다"며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석열 총장은 한 달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달 초 추미애 장관에 의해 검언유착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한 뒤 두문불출해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