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故 백선엽 장군 정보에 '친일파' 명시
국가보훈처가 ' 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자 정보에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명시했다.

17일 보훈처가 운영하는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 찾기'에 따르면 백 장군의 안장 정보에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고 게재됐다. 반면 6·25전쟁 공훈 관련 언급은 일절 없었다.

보훈처는 "백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게재한 배경 및 근거는 2018년 국회 등에서 다양한 지적이 있어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관련 사항을 게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훈처, 故 백선엽 장군 정보에 '친일파' 명시
일각에서는 친일에 대한 과만 명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친일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훈처 관계자는 "향후 안장자 정보를 게재할 때 명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것 등을 포함해 관계기관과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백 장군은 1943년 12월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경력 탓에 '친일파' 꼬리표가 평생을 쫓아다녔다. 그는 당시 중국 만주 지역 항일 무장세력을 토벌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조선인 독립군들을 잡는 데 앞장섰다라는 의혹을 받는다. 그러나 백 장군은 조선인 독립군 부대와 교전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다만 그는 중국 공산당 산하의 동북항일연군과 팔로군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조선인 피해자가 있었다는 것은 시인했다. 1993년 일본에서 출간된 ‘간도특설대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백 장군은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 주의주장이 다르다고 해도 한국인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었던 한국인을 토벌한 것이기 때문에 이이제이(以夷制夷)를 내세운 일본의 책략에 완전히 빠져든 형국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