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소통 장르 신설 격…막전막후 듣는 재미도"
가자 팟캐스트로…미디어 자처하는 중앙정부·지자체들
중앙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공무원들이 팟캐스트에 뛰어들고 있다.

국민과 밀접한 정책들을 생산해내는 최일선인 만큼 정책에 얽힌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풀어내는 것만으로도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어 청취자 입장에서도 유용하고 채널의 지속성 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가장 먼저 뛰어들어 물꼬를 튼 곳은 산업통상자원부다.

산업부는 '산소통'(산업부의 소통채널) 채널을 개설해 다양한 정책 뒷이야기를 들려줘 호응을 얻고 있다.

성윤모 장관부터 1급 공무원들이 직접 출연하는 등 채널 활성화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세계무역기구(WTO) 후쿠시마원전 수산물 분쟁 승소'를 주제로 방송하면서 산업부, 해양수산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승소를 끌어낸 각 부처 주역들을 불러 막전막후 토크쇼를 벌여 주목받았다.

이 방송은 3만5천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상파 방송기자 출신으로 팟캐스트를 총괄 진행하는 최효안 산업부 홍보담당관은 5일 "전문용어도 많아서 국민이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산업, 통상, 자원 분야의 정책 정보들을 보다 알기 쉽고, 친절하게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책, 미래차 전략 등 부처의 핵심 전략은 물론 '여름철 슬기로운 냉방생활' 같은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 등 산업부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주제들로 방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자 팟캐스트로…미디어 자처하는 중앙정부·지자체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팟캐스트 방송에 주력하는 부처 중 하나다.

국정 홍보의 컨트롤타워 격인 문체부는 지난 5월 '정책 맛슐랭'이라는 타이틀로 방송인 겸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 '성대모사 하는 변호사' 신유진을 진행자로 내세워 긴급재난지원금, 문재인 케어 등 다양한 정책을 재밌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채널을 총괄하는 김성재 문체부 차관보는 "보통 관 주도의 프로그램은 '딱딱하고 뻔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팩트를 중심으로 재밌게 소개하다 보니 팟캐스트 시사 분야 채널에서 10위권에 들기도 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의 '걱정말아요 서울'은 팟캐스트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정영진과 최욱을 MC로 내세운 토크쇼로 장기간 인기를 얻고 있다.

구독자만 1만6천명에 이른다.

이 밖에도 경기도의 '경기호황쇼'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 '과장창', 이천시와 성동구청 등 여러 정부 기관과 지자체가 최근 팟캐스트 채널을 잇달아 개설하고 청취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의 양나루 PD는 "일반 채널보다는 구독자나 조회 수가 적지만 국민신문고 같은 곳을 보면 팟캐스트를 보고 반응하는 경우가 꽤 많다"며 "정책소통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긴 격"이라고 말했다.

정부 팟캐스트 열풍은 정부가 뉴미디어를 활용해 정책에 대해 직접 설명하라는 기조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정부는 2년 차부터 각 부처에 디지털소통팀을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3명씩 채용해 유튜브, 소셜미디어, 팟캐스트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했다.

김 차관보는 "정책의 정확한 취지와 이점을 직접 홍보하고, 잘못 알려진 사례에 대해서는 바르게 짚고 넘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