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 및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은 회의 시작 전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부터)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 및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은 회의 시작 전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부터)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요 현안마다 충돌하고 있다. 여당 내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두 지자체장이 기본소득 논쟁에 이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방안을 두고도 서로 이견을 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 참석해 "1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을 넘어서면 종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한 후 확진자가 지속 발생하고 있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10%에 이르는 등 현 방역 상황이 다시 중대 고비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무회의에서 이견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이 지사는 같은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시장과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이 지사는 "어차피 장기전으로 가야 해서 대중을 믿어야 된다"면서 "엄포나 쇼, 이런 것들을 가급적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용이 동일하다면 일부러 강한 용어를 쓸 필요는 없다"라면서 "조금의 여유가 있는데 경각심을 갖는 건 좋지만 우리가 쓸 카드나 선언을 미리 써버리면 나중에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잠재적 대권 주자인 두 잠룡은 앞서 지난 11일에도 각자 다른 방송에 출연해 기본소득을 두고 충돌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를, 이 지사는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며 서로의 정책에 대해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 시장은 당시 CBS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소득을 두고 "모든 국민에게 월 200만 원씩 준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완전히 낙원"이라면서도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가. 10만 원씩 줘도 62조 원이 들어가는데 모든 국방과 사회복지를 없앨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를 두고선 "말씀보다 현실적으로 실증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일 안 하고도 먹고 사는 사회는 우리가 지양해야 할 사회"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지사는 당시 KBS라디오에 출연해 "(경제적 관점에서는) 경기 침체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재정 지출을 통해 수요를 보강해야 한다. 그래서 소비 지출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면서 "개인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복지를 확대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국민 고용보험도 꼭 해야하는 것으로 선택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마치 이것을 하면 저것은 포기해야 하는,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