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유해조수 지정·인공나무 설치 무산' 난감

강원 춘천시가 관광명소인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에 둥지를 튼 민물가마우지(이하 가마우지) 무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춘천 소양강에 둥지 튼 가마우지떼…배설물 해법 없어 '골머리'
춘천시 동면 장학리 소양3교 주변 버드나무 군락지는 소양강 한가운데 위치해 겨울철이면 상고대 명소로 유명하다.

겨울철 상류 소양강댐에서 내려보내는 물이 습도와 맞아떨어지면 전국 최대 규모의 상고대가 만들어져 장관을 연출한다.

또 이곳은 어족자원이 풍부해 철마다 다양한 새가 날아들어 철새 관찰지로도 알려져 있다.

시는 상고대나 철새를 촬영하고자 많은 사진 동호인과 관광객이 몰리자 지난해 말 3억원을 들여 관찰시설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가마우지떼가 봄철부터 이 일대에서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는 데다 엄청난 수의 둥지를 만들면서 나무에 배설물을 쏟아내 버드나무 군락지가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가마우지는 보호종인 탓에 강제 퇴치할 수도 없다.

춘천시가 고육지책으로 환경부에 가마우지를 '유해조수'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나무 고사를 막고자 주변에 버드나무와 유사한 인공나무를 설치하고자 국토부에 문의했지만, 유속의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 됐다.

배설물이 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백화현상을 줄이고자 나무에 물을 뿌리는 세척작업도 했지만, 이 또한 별다른 효과가 없다며 중단된 상황이다.

춘천 소양강에 둥지 튼 가마우지떼…배설물 해법 없어 '골머리'
그런 사이 번식기를 맞은 가마우지가 군락지 가지가지 빼곡하게 둥지를 틀었다.

5일 찾아간 군락지는 산성이 강한 배설물 탓에 가지만 앙상했고, 주변 나무도 점점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이 심화하고 있었다.

민물가마우지는 대략 2009년부터 춘천 의암호에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점점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

1회에 낳는 알의 수가 4∼5개로 연 2∼3회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자연의 일부인 민물가마우지가 개체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의견과 나무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개체 수가 점점 늘어나 최근에는 1천500마리는 족히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조류 서식환경 보화와 버드나무 경관을 살리고자 다양한 시도에도 해법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춘천 소양강에 둥지 튼 가마우지떼…배설물 해법 없어 '골머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