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과감한 탈진영 행보가 당 안팎의 '전통적 우파'에 적잖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보수란 말 자체가 싫다"고 하더니 4일엔 진보진영조차 주저하는 기본소득 이슈를 전면에 내걸자 "이러다 큰일 나겠다"(영남 다선 의원)는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당의 창조적 파괴와 외연 확장을 통해 재집권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보수 정체성까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러다 큰일 나겠다"…김종인 탈진영 행보에 보수 술렁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영남 의원들 사이에서 우려가 크다.

조해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한민국에 보수의 본류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우리 당이 지향하는 방향은 보수에 중도를 더하는 확장의 개념이지, 보수와 단절하고 중도라는 제한된 영역을 얻자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원들의 공감이 없다면 그 어떤 구상이나 노력도 성과를 보기 어렵다"며 "신중하지 못한 용어 선택으로 당내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도읍 의원은 "김 위원장의 개혁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한다"면서도 "보수와 진보 또 우파와 좌파 등 표현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자유와 시장경제라는 두 명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반응은 아니지만 이날 당내 중진급 인사들 사이에서는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당 정책위 세미나에서 "보수진영이 비호감이 된 것은 보수의 가치가 아니라 보수 정치가 실패한 것"이라면서 "우린 보수의 가치를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금은 함께 가자는 '렛츠고' 리더십만이 통할 때"라며 '나를 따르라'는 식의 김종인 리더십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팬클럽 유심초 유튜브에서 보수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보수가 망한다는 것은 무능하고 깨끗하지 못한 진보 세력에게 나라 운영의 권한과 책임을 다 넘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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