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은 21일 "더이상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간담회를 가지면서 "그 판단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야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문 대통령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건대 아마 못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 의장의 발언은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문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국민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정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생기는 다툼과 투쟁을 조정하고 조율하는 통합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앞서 지난해 연말에도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는 신년 특별사면을 진행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와 함께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으로부터 정유라 씨 승마지원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검찰이 주장한 일부 뇌물혐의를 추가로 유죄 인정해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으로 형을 가중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에 따라 특가법상 뇌물혐의는 분리 선고돼야 한다며, 원심에서 경합범으로 합쳐 선고한 만큼 다시 판결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해당 재판은 오는 7월 선고가 이뤄진다.

박 전 대통령은 또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총 36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지만, 뇌물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국고손실 혐의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인정해 징역 5년에 추징금 27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국정원장은 회계 관리직원에 해당한다'며 원심에서 무죄로 본 국고손실 혐의를 모두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