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양정숙 논란에 "검증부실 인정"…'사퇴 권유' 물밑접촉도

박주민 "조금 가볍게 봤던 것 같다"…설훈 "양정숙 만나 자진사퇴 설득할 것"

더불어민주당은 30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 양정숙 비례대표 당선인의 부동산 명의신탁 논란 등에 대해 "검증이 부실했다"고 고개를 숙이며 향후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논란 조기 진화를 위해 전날 대변인 명의로 공식 사과한 뒤 이날도 꼼꼼하지 못했던 비례대표 후보 검증 절차를 거듭 인정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 상황이 혼란스럽기도 했고 기한도 부족했고 여러 여건이 있었지만, 검증이 부실하지 않았나 하는 부분을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재산이 많아졌다고 저희가 조금 가볍게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가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후보 개개인에 대한 검증을 꼼꼼하게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 실세가 양 당선인을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양 당선인이 인권위원도 하고 당 법률위원회 활동도 계속해왔기에 두루두루 많이 아는 것이지 특정한 사람이 강하게 추천했다거나 봐준 것은 아닌 것 같다는 평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증 부실을 인정하고 사과도 한 만큼 시민당 소속인 양 당선인에 대해 민주당이 더 조치할 방법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형식적으로 보면 우리 당 소속이 아니니 시민당 내에서 조치해야 한다"며 "시민당에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양 당선인에게 '사퇴 권유'를 시도하고 있다.

지도부 중에는 설훈 최고위원이 양 당선인을 만나 자진 사퇴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설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조만간 양 당선인을 만나서 설득을 해보려고 한다"며 "연락이 계속 엇갈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양 당선인과 인연이 있는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당선인은 여전히 사퇴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내 여러 사람이 접촉한 것 같은데 본인 입장이 확고하다"며 "억울하다고 생각해 버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당 핵심 관계자는 "양 당선인이 여기저기에 하소연하는 것으로 들었다"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데 본인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재산 축소신고 등 공직선거법 위반, 공천 업무방해,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양 당선인을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선무효소송 제기도 검토했으나 법원 판결을 짐작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고발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사법 절차에 따라 양 당선인의 의원직 유지 여부가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박 최고위원은 "기존 사례를 봤을 때 신속하게 결정이 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2∼3년이 걸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