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대결 정치 해결해야"
자성 쏟아진 국회개혁 토론회…"반성문부터 써야" "한 게 없다"
20대 국회 임기가 한달여 남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의원이 나란히 앉아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바른사회운동연합이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최한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서다.

정치권에선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김종민 의원과 통합당 정종섭 의원이 참석했다.

재선에 성공한 김 의원은 "20대 국회 반성문부터 먼저 쓰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운을 뗀 뒤 "민심의 흐름은 3분의 2 가까이 민주당에 의석을 몰아줄 정도로 (민주당이)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승리가) 코로나 사태로 조금 우발적으로 생긴 결과일 수도 있다"며 "과거 자유한국당이나 통합당이 발목을 너무 잡으니, '일을 하게 하려면 한쪽으로 몰아줘야 하지 않겠느냐'가 민심의 저변에 깔려 있지 않았나"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대결과 교착은 일란성 쌍생아"라며 "뿌리 깊고 소모적인 대결 정치의 구조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로 못 간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정종섭 의원도 "국회에서 내가 뭘 했나 생각하면 한 게 거의 없다"며 "저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헌법학자 출신으로 20대 국회 초반 개헌 논의를 촉발했던 정 의원은 "처음에 제가 국회에서 개헌론의 깃발을 들었을 때 민주당 의원들 상당수가 제게 와 동의를 했는데, 대통령 한 마디에 입을 다물었다"며 "진영 논리라는 이름 아래 여전히 (국회가) 이항 대립적 늪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당제 구조의 본질은 권위주의고, 그것은 민주주의가 될 수 없다"며 "지역구 국회의원 200명, 비례대표 국회의원 100명. 우선 이렇게라도 실험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이번 선거로 양대 정당의 기득권은 더욱 강화됐다"며 "대통령에게 일정한 정치적 권한을 부여하면서 실제 정책의 집행은 총리와 내각에 맡기는 '한국적 권력분립'의 통치 체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거제도 개혁의 출발점은 거창했지만, 21대 총선에서 국민의 정당 지지율과 정당별 의석수의 불비례성은 더욱 심화했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공직선거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