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 코로나 위기에 국정의 안정적 운영 뒷받침하려는 마음 있었을 것"
대안세력 역할 보여주지 못한 통합당, 제3세력 부재도 여당 승리 요인
[선택 4·15] 여, '코로나 국난극복 메시지'로 압승 전망…야 '자충수'도 영향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 대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출구조사와 비슷하게 최종 결과가 확정된다면 민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4연승'을 휩쓰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통상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대통령 임기 중반 총선에서 여당이 크게 승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수도권 민심이 심상찮다'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민주당의 압승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메시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초반 마스크 수급대란 등 혼란을 겪은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여기에 민주당이 이번 총선 핵심 메시지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주효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유세 과정에서 '정쟁을 자제하고 함께 협력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여당에 안정적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 태풍이 거세게 불어닥친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과 민주당의 선거전략에 마음이 움직인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줬다는 분석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기자들에게 "초기에 (코로나19를) 걱정했던 분들이 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객관적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방역의 모범 국가가 됐다"며 "우리가 열심히 일한다면 경제 위기 극복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기대 같은 것이 (유권자들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한 시기에 국정을 주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겠다는 마음이 (유권자들에게) 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달라는 엄중한 요구를 문재인 정권에 하면서 상당한 기대, 희망, 책임감을 불어넣은 것"이라며 "경제적 위기뿐 아니라 국민 통합에 대한 요구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대안세력으로서의 역할과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막말 파문 등으로 '자충수'를 둔 것 역시 민주당의 승리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의 '위기 극복, 화해·협력' 메시지와 달리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정부여당을 향한 날 선 공격에 선거전략의 초점을 뒀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위기 극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야당이 시종일관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집중한다는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각인돼 결국 여당에 표가 몰렸다는 해석이다.

선거전 막판 터진 통합당의 '김대호 세대비하', '차명진 세월호 막말' 논란 등도 민주당의 승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투표율이 70%에 근접하도록 높았는데도 여당이 이긴다면 야당에 대한 철저한 국민의 불신과 외면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 국민의당과 같은 '파괴력 있는' 제3세력이 없어 민주당이 더 많은 표를 획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가 거대 양당 대결구도로 치러지면서 여야 대비가 선명해져 '통합당보단 나은 민주당을 찍자'는 심리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4년 전 국민의당에 빼앗겼던 호남 의석 대부분을 되찾게 돼 전체 의석에서 상당한 이득을 봤다.

민주당은 소수정당 몫으로 나누겠다던 비례대표 의석도 자체 비례정당이나 다름없는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상당부분 확보했다.

다만, 민주당이 주도해 개정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취지를 스스로 훼손하며 비례 정당을 만든 것이 승리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이러니'라는 지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