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 공무원, 무더기 퇴직에 7급에서 평균 5년 지나면 6급 승진

"고속 승진 좋긴 한데"…경험 부족·행정 공백 어쩌나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퇴직으로 강원 태백시 공무원들의 승진 속도가 대폭 빨라졌다.

그러나 빠른 승진이 행정 경험 부족이라는 그림자를 만든다는 지적도 공직사회 내부에서 나온다.

최근 3년간 정년·명예퇴직과 의원면직으로 태백시청을 떠난 공무원은 총 106명이다.

이는 태백시 일반직 공무원 정원 630명의 약 17%에 해당한다.

직급별로는 6급이 전체의 40%인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4·5급 24명, 9급 16명, 7급 13명 등 순이었다.

6급 공무원 A 씨는 "기초자치단체에서는 6급이 사실상 기획에서 실행까지 행정 업무를 이끄는 허리인데,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잇따르면서 여러 부서에서 행정 경험을 쌓지 못하고 승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백시의 경우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려면 평균 10년 이상 걸렸지만, 최근에는 평균 5년으로 대폭 빨라졌다.

9급에서 8급은 평균 1년 6개월, 8급에서 7급은 평균 2년이다.

이는 승진을 위한 최소한의 근무연한만 채우면 되는 것이어서 인사적체가 심한 대부분의 지자체와 다른 현상이다.

결국 태백시에 9급 신규 공무원으로 임용돼 10년 정도 근무하면 간부공무원인 6급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5급 공무원 B 씨는 "빠른 승진이 개인에게는 좋겠지만, 조직 전체에는 업무 공백 우려 등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며 "행정은 법 아래서 시행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실수를 줄이려면 다양한 실무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태백시는 무더기 퇴직은 물론 잇단 전출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행정 공백을 막고자 2018년 9월부터 신규 임용 공무원의 전출을 임용 이후 10년 후로 제한한 상태이다.

태백시 관계자는 8일 "담당 업무 파악에만 최소 2년 정도 걸리는 등 행정은 많은 실무 경험을 해야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무더기 은퇴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바로 사표를 내는 최근 세대의 경향이 더해지면서 승진 인사조차도 자리 채우기에 급급한 현실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