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와 접촉 자제, 율동·로고송 없이 '조용한' 선거전
SNS, 유튜브 등 온라인 선거 주력
[총선 D-13] 선거 레이스 시작…코로나에 선거운동은 '차분히'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전국에서 후보들이 바쁜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 돌입했다.

대부분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에 유권자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율동이나 로고송을 이용하지 않는 '조용한' 선거운동을 펼쳤다.

유권자를 직접 만나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SNS,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홍보전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대권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대결로 주목받는 서울 종로는 민생 현장을 중심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유세가 진행됐다.

이 후보는 자정에 한 마트를 방문하는 '경청 행보'를 시작으로 유세전에 돌입했다.

다른 선대위원들을 대동하지 않고 조촐한 규모로 유세전을 진행했다.

황 후보는 종로 밖을 벗어난 지원 유세는 최대한 자제하고 종로 골목 곳곳을 누비며 '안방 지키기'에 집중했다.

경기 지역 후보들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일제히 유세를 개시했다.

수원무의 민주당 김진표 후보는 별도의 출정식을 하지 않고 수원 망포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활동을 했다.

통합당 박재순 후보는 수원 곡선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영통역에서 간단한 출정식을 개최했다.

정의당 이병진 후보는 망포역에서 출근 인사를 한 뒤 유세차를 타고 지역 곳곳을 누볐다.

수원지검 검사 출신의 전·현직 의원 간 '리턴매치'로 관심을 끄는 수원을에서 민주당 백혜련 후보는 명함 배포나 악수를 하지 않는 대신 거리 인사와 피케팅 위주로 유권자와 소통했다.

통합당 정미경 후보도 로고송을 틀거나 선거운동원의 율동을 자제하고 공약내용을 담은 영상을 만들어 유세차에서 상영했다.

강원지역 후보들도 요란한 선거운동 대신 '사회적 거리(2m)'를 유지하며 차분하게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강원 정치 1번지'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 출마한 민주당 허영 후보는 중앙로와 풍물시장에서 조용히 거리유세를 펼쳤다.

통합당 김진태 후보도 풍물시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선거에 임하는 자세와 유세 방향을 발표하고 정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춘천 후평 차고지를 선거운동의 첫 무대로 삼은 정의당 엄재철 후보는 첫차에 올라타 버스 기사와 승객들을 만났다.

대전·세종·충남의 후보들도 코로나19 극복을 내세우며 표밭갈이에 나섰다.

대전의 민주당 후보들은 방역·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선거운동 첫 테이프를 끊었다.

통합당 후보들은 '원도심+원내'와 '신도심+원외'로 나뉘어 공동 마케팅을 펴며 표심을 공략했다.

충북의 '정치 1번지' 청주 상당에 출마한 민주당 정정순 후보는 선거운동원과 함께 차분한 분위기 속에 유세전을 펼쳤다.

통합당 윤갑근 후보는 전통시장과 도심을 돌며 표심 얻기에 나섰다.
[총선 D-13] 선거 레이스 시작…코로나에 선거운동은 '차분히'
민주당과 통합당의 불꽃 대결이 펼쳐지는 부산과 경남도 시끄럽고 요란스러웠던 선거운동이 차분하게 바뀌었다.

부산 해운대갑 통합당 하태경 후보는 해운대구 우동 한 4차선 도로에 서서 선거운동원과 2m 간격을 두고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2㎞ 떨어진 수영로터리에서는 민주당 강윤경(수영) 후보가 유세차를 이용하지 않고 로고송을 틀어놓지 않은 채 묵묵히 인사만 했다.

SNS를 활용한 선거전도 활발했다.

민주당 민홍철 후보(김해갑)·통합당 강기윤 후보(창원 성산)는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으로만 선거운동을 펼쳤다.

창원 성산의 민중당 석영철 후보는 SNS에 자신의 번호, 이력 등이 담긴 명함을 올렸다.

울산 지역 후보들은 출정식을 열지 않거나 최소화하고 곧바로 현장을 누비며 표밭을 다졌다.

호남에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광주 서구을에서는 민주당 양향자, 민생당 천정배, 정의당 유종천 후보가 이른 아침부터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교차로에서 조용한 출근길 인사를 했다.

이들은 홀로 피켓을 목에 걸고 서 있거나, 유세 차량에 올라 인사를 건네며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들이 '나 홀로' 유세를 하는 사이에 선거운동원들은 주변 길거리를 청소하는가 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의 일환으로 서로 일정 간격을 두고 피켓을 흔들며 후보 알리기에 나섰다.

민주당 김원이, 민생당 박지원, 정의당 윤소하 후보의 경쟁에 전국적인 관심지로 떠오른 전남 목포에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첫날 선거운동이 진행됐다.

전주갑의 민주당 김윤덕 후보는 마스크를 쓰고 로고송을 틀지 않은 채 유권자와 눈을 맞추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주종합경기장 사거리에서 유세에 나선 민생당 정동영(전주병)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인사를 했지만, 단체 율동은 하지 않았다.

제주의 후보자들은 평범한 마스크 대신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형형색색의 마스크를 착용하고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당의 지원을 얻지 못하고 인지도가 열세인 군소 정당, 무소속 후보들은 '조용한' 선거전으로 자신들을 알릴 기회가 줄어든다며 접촉을 줄이는 대신에 활발한 선거운동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유권자들을 만날 때는 접촉을 최소화하지만, 유세차에 홍보 영상이나 로고송을 틀어놓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