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전문가 위한 비례대표 제도
그동안 정치권에서 비례 재선 금기시돼
민생당 비례 초선들, 당내 비판에도 비례 재선 도전
국민의당 이태규·정의당 이자스민·열린민주당 김진애도 21대 입성 노린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 1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 1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 국회의원 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후보 등록은 26일과 27일 양일간 이어진다. 정당별로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시켜 나가고 있는 가운데 비례대표로 국회 뱃지를 달았음에도 또다시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을 노리는 이들이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여야를 떠나 한국 정당사에서 비례대표 연임은 금기 중의 하나였다. 비례대표제가 사회적 약자나 전문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정당은 당규에 비례대표 연임에 제동을 거는 조항을 넣어놓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봉쇄조항도 탈당 후 당적 변경, 정당명 변경 등을 거치면서 무효화가 되기도 했다. 최근 미래통합당 선거를 이끌기 위해 정치권에 복귀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 당을 옮겨 가며 비례대표로만 5선을 했다.

정당 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지난 2004년 17대 총선 이후로 좁혀보면 송영선 전 의원과 박선숙 의원이 당적을 옮기며 비례대표로 각각 연임과 재선을 한 바 있다. 송 전 의원은 새누리당(통합당 전신)과 친박연대를 거쳤으며 박 의원은 통합민주당(민주당 전신)과 국민의당을 거쳤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는 한국정당사에서 손에 꼽히던 비례대표 연임과 재선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이면서 21대 국회 입성을 노리는 이들이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통합당을 제외한 정당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용지에서 가장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민생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는 초선인 박주현(11번), 장정숙(12번), 최도자 의원(9번)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당규와도 대치되는 행보에 나서며 당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민생당 당규 제46조에 1항 따르면 민생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는 정치신인으로 추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2항에서는 비례추천위가 선거 전략상 기성 인사의 추천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자칫 '꼼수'로 보일 수 있는 행보를 보이며 비례대표 명부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민생당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만큼 이들의 비례대표 연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당에서는 이태규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 명부에서 남성 후보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앞 순위 번호(2번)를 받아 국회 재입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2016년 출범했던 국민의당에서도 비례대표로 당선이 된 바 있다.

정의당에서는 이자스민 전 의원이 21대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20대 국회 입성에 실패했던 이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을 했다. 이 전 의원은 정의당 비례대표 순번 9번에 이름을 올렸다. 정의당의 경우 새롭게 도입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가장 큰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기에 이 전 의원의 비례대표 재선은 떼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참여하는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등장으로 정의당의 지지율이 급락, 이 전 의원의 비례대표 재선은 녹록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지난 8일 출범한 열린민주당에서도 비례대표로 재선을 노리는 전직 의원이 있다. 김진애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다. 18대 국회에서 '4대강 저격수'로 활약했던 김 전 의원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순번에서 1번을 배치받았다. 열린민주당은 민주당보다 강한 '선명성'을 기치로 내세우며 급속도로 지지세를 늘려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린민주당에 정당 투표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이들이 10%를 넘기고 있다. 이에 김 전 의원의 비례대표 재선은 손 쉽게 이뤄질 전망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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