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정봉주·김의겸 등에 불쾌감…'친조국' 표방도 우려
범여권 주목도 상승·선거 후 연대 가능성은 '나쁠 것 없다' 분석도
민주, 열린민주 '의외의 약진'에 긴장…"비례투표는 시민당에"(종합2보)
4·15 총선 비례대표 의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간 범여권 대립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우리의 우당(友黨)은 시민당'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열린민주당 역시 '진짜 민주당'을 표방하며 여권 지지자 표심을 공략 중이다.

특히 실제 조사 결과 열린민주당이 비례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층을 상당 부분 잠식하는 것으로 확인되며 한껏 긴장하는 모습이다.

전날 열린민주당을 향해 '참칭' 직격탄을 날린 이 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들을 만나 "시민당은 민주당 당원들이 선택한 유일한 선거연합"이라며 "일부 탈당하거나 공천 부적격으로 탈락한 분들이 민주당 이름을 사칭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바람에 여러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다시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은 시민당을 '형제정당'으로 생각하고 법이 허용하는 한 최선을 다해서 시민당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광진을에 출마하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후보 등록 후 한솥밥을 먹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것에 대해 "선배들이 더 고민해봐야 한다"며 "진보·개혁 세력의 힘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민주당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 김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자당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탈락한 인사들이 열린민주당 간판으로 나서 친정부 메시지를 내놓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기류가 강하다.

열린민주당이 최 전 청와대 비서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내세워 '친조국' 색채를 드러내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다시 호명하는 것도 선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 입장에서 보면 열린민주당 쪽은 '해당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국 프레임'을 다시 들고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재판 중인 조 전 장관 본인도 원치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 열린민주 '의외의 약진'에 긴장…"비례투표는 시민당에"(종합2보)
이날 리얼미터의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 조사(tbs 의뢰·23∼2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18명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자세한 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열린민주당은 지지율 11.6%를 기록했고 시민당은 28.9%였다.

지난주 조사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이 기록한 38.0%의 지지율이 이번주에는 열린민주당과 시민당으로 쪼개지면서, 열린민주당이 민주당 지지층 '파이'를 일정 부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 숫자로 드러난 것이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과거 민주당 지지자 중 3분의 1 정도가 정의당에 교차 투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부분이 열린민주당 쪽으로 많이 옮겨간 게 아닌가 싶다"며 "열린민주당 비례 후보의 선명성 등이 자신의 기준에 맞다고 생각하는 지지자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시민당과의 '연합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치면 열린민주당 지지율의 상당 부분이 결국에는 시민당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열린민주당이 시민당보다 먼저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그쪽을 우리 연합정당으로 생각하는 지지자가 많다"며 "홍보에 나서면 차차 시민당으로 돌아올 것이다.

결국 열린민주당 지지율은 5∼6% 정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민주당은 시민당을 '아군', 열린민주당을 '적'으로 본다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열린민주당과 시민당의 경쟁구도가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열린민주당과 시민당이 주목을 받으면서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며 "범여권이 이슈를 모두 차지하게 된 효과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목도가 커져 범여권 전체 파이가 늘어나고 열린민주당도 상당한 의석을 확보한다면, 21대 국회에서 전체적으로 범여권 의석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양측이 어떤 방식으로든 연대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임명 등 교섭단체별 몫이 정해져 있는 사안에서 민주당 이외의 또 다른 범여권 교섭단체가 생기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전날 마지막 최고위를 열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완전 전환한 민주당은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 전쟁, 반드시 승리합니다'를 슬로건으로 걸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시민당의 유사성을 최대한 강조하는 '쌍둥이 선거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더불어시민당' 이렇게 아주 단순한 슬로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 열린민주 '의외의 약진'에 긴장…"비례투표는 시민당에"(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