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40조 채권' 제안에…문 대통령 "보다 구체적인 방안 제시" 언급
지자체 기금·국채 등 재원 다각도 고민…재난소득 논의 속도
선별지원 무게, 내주 결론날듯…4대보험 유예·감면 논의도 관심
문 대통령, 구호자금 재원 '채권 발행' 검토…野 의견도 듣는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현금성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내놓은 '40조원 채권 발행' 제안을 거론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이 이미 '긴급재난소득', '긴급재난지원비' 등의 이름으로 불리던 현금성 지원 확대 논의에 속도를 내라는 지침을 내린데 이어 이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까지 직접 언급하면서 조만간 매듭이 지어지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 구호자금 재원 '채권 발행' 검토…野 의견도 듣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황 대표의 '40조 채권' 제안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면 검토해보겠다"는 언급을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2일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 대응 방안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40조원 규모의 자금 투입과 함께 관련 재원 마련을 위한 '코로나 극복채권' 발행을 제안했다.

연 2.5%의 금리로 3년 만기 국채를 설정해 총 7.5%의 이자소득이 국민에게 갈 수 있도록 일반 대중에게 팔자는 취지다.

신세돈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주로 판매되는 국고채와 구분해 '국민채'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구상하는 현금성 지원 확대의 재원 역시 결국 '채권 발행'을 포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는 결국 '재난소득'이라고 규정할 만한 광범위한 현금성 지원이 이뤄지려면 지자체 기금을 비롯한 각종 기금 활용, 기정예산 활용과 함께 국채를 통한 자금마련이 피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국채 발행을 통한 재원 조달의 경우 재정 건전성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를 고려해 다각도로 신중한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며, 문 대통령이 황 대표의 제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 제시'를 요청한 것 역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를 생각하면 여야를 막론하지 않고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황 대표의 제안에 대해 이제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구체적인 계획을 알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그만큼 진지하게 황 대표의 제안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구호자금 재원 '채권 발행' 검토…野 의견도 듣는다
정부와 청와대는 황 대표의 제안을 포함, 그동안 검토된 다양한 로드맵을 살펴본 뒤 내주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국민 100%에게 모두 지원을 하는 방안보다는 취약계층이나 지원 사각지대 등 '필요한 곳'에 우선 투입하는 선별지원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 범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자체별로 이미 지원방침을 정한 곳들이 있어 이들과의 '중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과제로 남아있다.

'현금성 지원' 도입이 결정될 경우 지급 방식은 곧바로 사용되는 지역화폐 등을 활용, 경기 활성화에 실질적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내주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는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보험료와 공과금에 대한 유예·감면 방침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등 공과금의 유예 또는 면제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개인에게는 생계 지원이자 기업에는 비용 절감으로 고용 유지를 돕고자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