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서 원유철·정갑윤 등 4명 이적해 새 지도부 구성할 듯
공병호 경질 예상…공관위 새로 구성하면 기존 후보들 반발 등 혼란 전망
黃 압박에 막 내린 '한선교의 난'…혼돈에 빠진 미래한국당 공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둘러싼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간 갈등이 19일 한선교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의 총사퇴로 귀결됐다.

'모(母)정당'인 통합당 내부에서 "천하의 배신", "한선교의 쿠데타"라는 격한 반발을 받은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이 결국 한 대표를 '찍어내는' 결과로 나온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당 공천 후보 명단에 대한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 '부결'이 나온 직후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서 제 정치 인생 16년 마지막에,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저의 생각은 막혀버리고 말았다"며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한국당의 공천 결과가 발표된 지 사흘 만이다.

이어 김성찬·정운천·이종명 최고위원과 조훈현 사무총장 등 다른 지도부 4명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총사퇴를 의결했다.

사상 초유라고 할 만한 지도부 공백 사태가 현실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통합당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재를 대다수 배제한 채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한국당 공관위는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2번에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을 포함한 40인의 비례대표 추천 명단을 만들었다.

'당선권'으로 분석되는 20번 안에는 통합당 영입인재로는 정선미 한반도 이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처장(17번)이 유일하게 배치됐다.

이 명단은 선거인단 투표에서 가결된 뒤 곧장 최고위에서 의결될 예정이었지만 당 최고위원들은 최고위를 거부하고 이틀간의 숙고 끝에 재의를 요구했다.

"결과를 부정하고 싶다면 날 자르고 다시 공관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버티던 미래한국당 공병호 공관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는 18일 7시간의 긴 회의 끝에 후보 4명을 교체하기로 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고, 결국 이날 오후 수정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은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되고 말았다.

黃 압박에 막 내린 '한선교의 난'…혼돈에 빠진 미래한국당 공천
한 대표가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하고 물러났지만, 사실상 통합당의 불신임에 따른 경질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단 사퇴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한 선거인단 투표 '부결'은 사실상 황교안 대표의 이날 오전 최고위 발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도 사퇴 회견에서 이번 비례대표 명단 갈등 과정에서 통합당 인사들로부터 '외부 압력'을 받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한 줌도 안 되는 그 야당의 권력을 갖고, 그 부패한 권력이 제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 "통합당의 불만이 저에게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한 대표는 현 공천 명단을 바꾸지 말아 달라는 부탁의 말도 "저를 이렇게 사퇴시키는 데 성공한 분들"을 향했다.

사실상 통합당 지도부에 당부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한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로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이르면 20일 새로 구성되고, 공천관리위원회도 구성원 교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사퇴한 지도부는 평당원으로 미래한국당에 남는다.

차기 대표는 통합당에서 이적하는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때마침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원유철·정갑윤(이상 5선), 염동열(재선)·장석춘(초선) 의원 등 4명이 이날 통합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에 입당했다.

이 가운데 원유철 의원이 신임 대표로 추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국당 안팎의 전망이다.

대표에게 지명 권한이 있는 사무총장은 염동열 의원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의원총회를 열어 공석인 원내대표도 선출할 예정이다.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조 사무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에 대해 "선거 일정을 고려해 당헌 부칙 제4조에 의거, 신임 지도부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교체를 시사했다.

공관위원까지 모두 바꾸고 새로 공관위를 구성할 경우 후보 공모 등 공천 작업을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현 공관위원 가운데 일부는 남겨둔 채 기존 공관위 자체는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기존 비례대표 후보 명단은 이날 선거인단 부결로 인해 원천무효로 하고 아예 새로 짤 것으로 보여 기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탈락이 결정되는 인사들의 강한 반발 등 혼란도 예상된다.

黃 압박에 막 내린 '한선교의 난'…혼돈에 빠진 미래한국당 공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