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체 비례후보 낼 수 있다" 압박…한선교 "공관위에 재의 요구"
일부 후보 교체 후 선거인단 투표할 듯…공병호 "성적 바꾸라는 얘기" 반발
미래한국 비례순번 조정 수순…황교안-한선교 갈등 봉합되나(종합)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7일 통합당 영입 인재들을 '당선권' 밖으로 배치하면서 비롯된 비례대표 후보 공천 갈등의 수습에 나섰다.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 대한 '재의'를 공천관리위원회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 대한 통합당, 나아가 미래한국당 일각의 거센 반발을 의식한 결과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당선권인 20번 이내에 든 통합당 영입 인재는 단 1명(정선미 변호사·17번)이다.

영입에 공들인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21번을 받았다.

당장 통합당 내에선 "천하의 배신"이라는 격한 반응이 나왔고,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전날 언론 보도 이후에서야 명단을 보고받고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일각에서는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한 의원들의 복귀 필요성도 거론됐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례대표인 김종석·문진국 의원을 제명해 미래한국당으로 보내려 했던 계획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황 대표는 이날 오후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낼 가능성에 대해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며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명단 수정을 강도 높게 압박했다.

이 같은 황 대표의 발언이 있은 지 약 4시간 만에 미래한국당은 '재의 요구'로 입장을 선회했다.

미래한국 비례순번 조정 수순…황교안-한선교 갈등 봉합되나(종합)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은 한 대표와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최고위원 4명은 전날 오후 처음 명단을 접한 뒤 반발,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부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한선교 사천(私薦)'. '부적격 인사가 포함됐다' 등의 구설이 나왔다.

실제로 이날 최고위에서 일부 최고위원은 명단 내 특정 인사를 지목, 순번 교체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한국당은 오는 18일 오전 최고위를 열어 일부 후보에 대한 재심의를 공관위에 요구할 예정이다.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변동이 생기면 선거인단 투표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한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명단 전체를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특정인들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한 것"이라며 "(조정 대상이) 5명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문제가 있다면 바꾸는 것이 진정한 공관위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병호 공관위원장이 최고위의 재의 요구 방침에 반발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공 위원장은 통화에서 "시험이 끝나는 데 이제 와서 성적을 바꾸라는 이야기"라며 "앞으로 조국 딸을 어떻게 나무랄 수 있겠느냐"며 최고위를 비판했다.

공 위원장은 "납득할 만한 재의 요구라면 합리적으로 판단하겠지만 결과는 그분들 마음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저를 우회하는 조치를 동원하면 후폭풍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