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서 '공천 정당성' 의문 제기 속속…TK 버티기 지속
'경남 양산을' 추가공모…공관위의 홍준표·김태호 공천 거취 결정 임박
통합당, TK 공천심사 시작…본궤도 오른 '물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2주가량 미뤄진 미래통합당 대구·경북(TK) 지역의 공천 면접 심사가 시작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일 대구 지역을 시작으로 화상과 대면 면접을 병행한 공천 심사에 들어갔다.

보수성향이 강한 TK 지역은 공관위 출범 초기부터 강도 높은 물갈이를 예고해온 만큼 컷오프(공천 배제)가 속출한 것이로 보인다.

그동안 공관위의 직간접적인 압박에도 TK 지역에선 김광림·유승민·정종섭·장석춘·최교일 의원 등 5명만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구 지역 출마를 포기하고 수도권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초선 비례대표 강효상 의원까지 합하면 총 6명으로, TK 지역 현역 총 20명 가운데 30%에 불과하다.

이는 공관위가 당초 TK 지역 물갈이 비율이 50%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 일각에선 공천심사가 거듭되면서 공관위의 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TK 의원들의 '버티기'가 탄력받는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인천 지역 공천에서 한때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었던 윤상현 의원과 역시 친박계로 분류되는 민경욱 의원이 컷오프된 것에 대해 '공관위가 친박계 등 옛 한국당 출신은 쳐내지만 통합인사들은 눈에 띄게 배려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TK 지역에 전직 의원들이 공개·비공개로 공천을 신청, 재기를 노리는 상황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현역을 배제하고 그 자리에 '올드보이'를 채워넣는 게 물갈이냐는 주장이다.

한 영남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형오 위원장이 국회의장 시절 18대 국회에서 함께 일한 전직 의원들을 감싸고 도는 기류가 있다는 말이 지역에서 돈다"며 "전직 의원들이 뚜렷한 연고도 없으면서 TK에 지원해 전략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 TK 공천심사 시작…본궤도 오른 '물갈이'
공관위는 일단 이 같은 주장에 "근거없는 억지"라고 선을 그으며 공천 물갈이에 한층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공관위는 이날 홍준표 전 대표가 출마하겠다고 나선 경남 양산을 지역에도 추가 공모에 들어갔다.

공관위가 그동안 홍 전 대표를 대상으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해왔던 뜻을 끝내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공모 마감은 이날 오후 5시로 당 안팎에선 공관위가 홍 전 대표가 아닌 다른 후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홍 전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실상 홍 전 대표에 대한 공천 배제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거취 결정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의 경우 경남의 험지로 꼽히는 창원 성산에 전략공천 하겠다는 공관위의 뜻에 반대해,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공관위가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에 대해서도 '험지 출마' 원칙에 예외를 두지 않으면서, TK 대규모 물갈이 작업도 함께 해 영남권 공천 칼바람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