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발표 없던 사흘 전 회견과 달리 이번엔 대책 내놓으며 불안 확산 차단
미국 지역사회 전파 우려에 재선가도 타격 위기감…추가조치 또 할지 촉각
트럼프, 미국 첫 사망자에 긴급회견…대구 포함 여행금지로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한국과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 금지를 권고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여행 금지 권고나 최악의 조치인 입국금지를 꺼내든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오자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이라 추가 조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낮 12시 트위터를 통해 오후 1시30분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예정에 없던 회견을, 그것도 토요일에 갑자기 공지한 것이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발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 예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 서부 워싱턴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왔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나와 미 대중의 불안감 차단을 위한 대책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한층 무게를 실었다.

회견에 동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내놓은 조치는 한국과 이탈리아 특정 지역에 대한 여행 금지 촉구였다.

국무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지난 22일 2단계 '강화된 주의'로 발령하고 나서 나흘만인 26일 3단계 '여행 재고'로 올렸다.

그러다 사흘만인 이날 대구 지역에 한해 최고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로 한번 더 올린 것이다.

한국 자체에 대해서는 3단계를 유지했다.

이탈리아 역시 국가 자체에는 '여행 재고'가 유지되고 북부 일부 지역에 한해 '여행 금지'로 격상됐다.

이미 미국 입국에 상당한 제약이 있던 이란에 대해서는 최근 14일간 이란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해서도 입국 금지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펜스 부통령 주재로 열린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회의에 참석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직접 밝혔다.

트럼프, 미국 첫 사망자에 긴급회견…대구 포함 여행금지로 대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인도 방문에서 돌아오자마자 코로나19 관련 회견을 한 바 있다.

당시엔 펜스 부통령을 총책임자에 지명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가 사흘 만에 한국에 대한 조처를 포함한 대책 발표 회견을 한 데는 확진자가 잇따르고 사망자까지 나온 데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에서는 현재 코로나19 발생 지역을 여행하지도 않고 감염자와 접촉하지도 않은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주 미국 뉴욕증시가 코로나19 공포로 연일 하락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를 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독감에 비유하며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미국인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대응방식에 변화가 시작된 셈이기도 하다.

11월 대선에서의 재선 승리에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코로나19 대처에 실패할 경우 재선가도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19 대응을 치하해온 것 역시 전세계적 위기감 확산이 재선가도까지 영향을 미치는 걸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많았다.

미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사망 사례가 이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한층 강도높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최근 14일 내 중국과 이란을 여행한 경우 미국 입국이 금지되는 조처가 한국과 이탈리아 등에도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사흘 전 회견에서 독감 환자 흉내를 내가며 여유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 내내 심각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는 언론과 정치인에게 패닉 조장을 하지 말라고 정중하게 요청한다면서 패닉에 빠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불안감 불식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