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박남춘 시장 '정치 고향' 인천 남동갑 출마 선언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돌고 돌아 결국 인천 남동갑에서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인천 남동갑은 2018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유 전 시장에게 패배를 안긴 박남춘 현 인천시장의 정치적 고향이어서 유 전 시장이 박 시장에게 간접적인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 전 시장은 20일 미래통합당 인천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동갑에서 인천 총선 승리를 견인해 달라는 당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초 그는 인천 어느 선거구에서 출마할지 고민하다가 지난 6일 미추홀갑 출마를 선언하고 전열을 가다듬어 왔다.

그러나 통합당이 그를 남동갑에 전략공천하면서 미추홀갑 출마 계획은 보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통합당 입장에서는 유 전 시장이 4년간 인천에서 시장을 지내며 인지도를 끌어올려 놨기 때문에, 보수 성향이 강한 미추홀갑이 아니라 다소 험지로 꼽히는 남동갑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유 전 시장의 출마 지역을 예상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된 곳이 남동갑이다.

2014년 인천시장 선거 출마 이후 지금까지 그의 집이 남동구 논현동에 있고, 그가 4년간 근무한 인천시청도 남동갑 선거구 안에 있기 때문이다.

유 전 시장은 과거 김포에서 3선에 성공하며 이명박 정부 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박근혜 정부 때 안전행정부 장관도 지냈지만 인천에서 국회의원 경험은 없다.

그는 2년 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과 일전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유 전 시장이 만일 승리하게 된다면 2년간의 정치 공백을 떨치고 화려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2년 전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시장에게 당한 패배를 간접적으로나마 설욕하는 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동갑은 박 시장이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된 곳이어서 그에게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다.

노무현 정부 때 국정상황실장·인사수석비서관을 지낸 박 시장은 2018년 인천시장 당선 때까지 6년간 남동갑에서 국회의원 생활을 하며 논현경찰서 신설, 소래포구 국가어항 지정 등을 이끌며 지역에 많은 애착을 보였다.

정치 전문가들은 "유 전 시장이 제물포고 1년 후배인 박 시장에게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 등 정치권에서 별다른 역할 없이 지낼 수밖에 없었다"며 "박 시장의 정치 고향에 유 전 시장이 승리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정복, 박남춘 시장 '정치 고향' 인천 남동갑 출마 선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