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4·15 총선에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의 수도권 출마가 이뤄질까.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들에게 제시한 운명의 날이 밝았다.

김 위원장은 10일 고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경남도지사에게 11일까지 수도권 출마 여부를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 등이 이어지자 한국당 내부에서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들이 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고향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를 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이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수도권 차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영남권 다른 중진의원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한국당은 대구경북(TK)의 중진과 부산경남(PK) 현역의원들의 '물갈이'를 이끌어내 혁신 공천을 완수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남겨 놓고 있다. 그 물꼬를 트기 위해 김 위원장이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에게 목을 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주요 격전지에서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과 맞붙어 여론전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에게 최후통첩을 보내는 자리에서 "늦어도 11일까지는 답변이 오리라 기대하고 있다"며 "여러 일정상 우리가 이 문제에만 몰입할 수는 없다. 내일까지 대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수는 일기당천의 기백과 자세로 목숨도 불사하고 적진을 향해 뛰어들어야 영웅적 모습이 빛나는 것"이라며 "서울·수도권이 참 어렵다. 우리가 사실 장수가 좀 부족하다. 그래서 이분들에게 올라오라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명분 있는 싸움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며 "황 대표가 종로에 몸을 던지겠다고 했고, 유 의원은 통합신당에 백의종군해 참여하겠다고 해 헌신·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분들의 모습을 대표급 주자들이 따라가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김 위원장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각각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와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출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