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 얘기로 세계인 마음 움직여…영화가 주는 감동과 힘 다시 생각"
"봉준호의 '다음계획' 벌써 궁금…영화인들 마음껏 상상력 펴도록 함께할 것"
문 대통령 "기생충 수상축하…어려움 이겨내는 국민에 용기 줘"
문재인 대통령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에 대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국민들께 자부심과 용기를 줘 특별히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 감염증 사태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거둔 쾌거가 더욱 뜻깊다며 축하의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

봉 감독님과 배우, 스태프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은 '아카데미 4관왕'은 지난 100년 우리 영화를 만들어온 모든 분의 노력이 축적된 결과"라며 "한국 영화가 세계영화와 어깨를 견주며 새로운 한국 영화 100년을 시작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개성 있고 디테일한 연출과 촌철살인의 대사·각본·편집·음악·미술을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까지 그 역량을 세계에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생충'은 유쾌하면서 슬프고, 사회적 메시지의 면에서도 새롭고 훌륭하며 성공적"이라며 "영화 한 편이 주는 감동과 힘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인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펴고 걱정 없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정부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박근혜 정부 당시 봉 감독이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활동에 제약을 받아왔다는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봉 감독님, 배우와 스태프 여러분의 '다음 계획'이 벌써 궁금하다"며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하며, 국민과 함께 항상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다음 계획'이라는 언급을 한 것은 영화 기생충에 나온 유명 대사인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대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