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무소 개소식 줄줄이 연기·취소, 대면 선거운동 중단 선언도
신종코로나 예방수칙 안내판 목에 건채 눈인사만
신종코로나 공포에 바뀐 총선 선거운동…악수 'NO' 목례 'O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 여파로 4·15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유권자에게 얼굴 알리기가 필수이지만, 신종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유권자와의 접촉을 자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예비후보들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악수를 꺼리는 추세를 고려해 유권자를 만나도 명함만 건네거나 아예 활동 반경을 축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유권자 안전이 우선" 선거사무소 개소식 연기 잇따라
경남 진주을에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강민국 예비후보는 내달 8일 예정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그는 "신종코로나 사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개소식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한국당 권진택 예비후보도 "전 세계가 신종코로나로 걱정과 불안감이 커지는 긴박한 상황에서 많은 시민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내달 1일 예정한 개소식을 잠정 연기했다.

인천 부평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예비후보는 내달 2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했다.

같은 당 전남 여수을 정기명, 광주 광산갑 이용빈, 광주 북구을 전진숙 예비후보도 다음 달로 예정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잠정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충북 청주 서원에 출마한 민주당 이장섭 예비후보는 내달 초 열 계획이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취소했다.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 선거구에 출마하는 한국당 박선규 예비후보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내달 초에서 중순으로 미뤘다.

대구에서는 동구을 김재수, 중구·남구 임병헌, 북구을 김승수 등 한국당 예비후보들이 개소식을 무기 연기했다.

또 북구을 한국당 이달희 예비후보는 지난 30일 예정된 개소식 대신 후보가 온종일 사무소에 있으면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개소데이(day)' 행사로 치렀고, 북구갑 한국당 이상길 예비후보도 내달 1일 열리는 개소식을 '개소 방문의 날'로 변경했다.

부산에서는 정당 행사도 연기됐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내달 5일 지역 영입 인재를 공개하고 총선 승리를 다짐하기 위한 '영입 인재와 함께하는 더불어콘서트 인 부산(in Busan)' 행사를 연기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부산은 항만과 김해공항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만큼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부산시와 일선 구·군 등과 협력해 관련 상황과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 공포에 바뀐 총선 선거운동…악수 'NO' 목례 'OK'
◇ 악수 등 접촉 꺼리는 유권자…일부 후보 "대면 선거운동 중단"
경기 안양 동안갑에 출마한 민주당 민병덕 예비후보는 지난 29일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면서 "신종코로나 확산 예방 차원에서 당분간 시민을 직접 대면하는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민 후보 측은 "길거리 등에서 시민을 만나면 악수를 하며 얼굴을 알려야 하는데 신종코로나로 꺼리는 시민이 적지 않다"며 "신종코로나가 어느 정도 잠잠할 때까지 대면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에 출마한 한국당 김태호 예비후보는 신종코로나 발생 이후 이전보다 활동반경을 좁혀 다중집합장소는 피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전국의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경남 창원 마산합포 선거구 민주당 박남현 후보도 "최근 시민들이 악수하기를 꺼린다"며 "후보 입장에서는 마스크 쓰기가 힘들어 명함만 주는 정도에서 인사하고 있으며 당분간 SNS를 통한 선거운동에 나설 방침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종코로나 예방 행동수칙'을 올려 캠페인성 홍보에 나섰다.

예비후보들은 "얼굴을 알려야 할 예비후보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닐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확진자 발생 선거구인 경기 평택갑에서는 예비후보들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쓴 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고려해 경기 파주갑 민주당 조일출 예비후보는 자신의 점퍼 앞부분에 하트 모양으로 '악수를 못 하니 양해해 주십시오, 대신 따뜻한 미소로 인사드립니다'란 글귀를 적어 인사를 대신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전북 전주갑 민주당 김금옥 예비후보도 지난 30일부터 후보 소개 패널에 '건강하고 안전한 전주! 함께 만들어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신종코로나 예방 안전행동 수칙을 알리고 있다.

의사 출신인 경남 김해갑 선거구 한국당 홍태용 예비후보는 "시민이 많이 모인 장소에 가면 손 소독제로 세정부터 한다"며 "후보 입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기는 어렵지만 만나는 시민마다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라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신종코로나 예방요령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 목례·전화·온라인 통한 새 선거운동 방식 전환
울산 중구에 출마한 민주당 김광식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선거운동 방식은 신체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형태"라며 "지금은 시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새로운 선거운동 방식을 제안했다.

울산 울주 예비후보인 한국당 신장열 예비후보도 "현재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을 받는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악수가 아닌 목례로 대신하는 선거운동을 하자"고 전국 예비후보에게 권고했다.

경기 부평갑 민주당 홍미영 예비후보는 앞으로 악수 대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는 안내판을 목에 걸고 눈인사를 하면서 방역 선거운동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경북 영천·청도 선거구 한국당 김장주 예비후보는 SNS를 통해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듣는 등 '온라인 선거운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신종코로나 확산이라는 악재에 부딪힌 상황에서 앞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고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신종코로나 공포에 바뀐 총선 선거운동…악수 'NO' 목례 'OK'
(이덕기 심규석 노승혁 장덕종 강종구 조정호 한종구 김동철 이재현 최찬흥 황봉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