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도 선거연대 재차 거론…김문수는 이달 말 창당
한국당선 '주내 결단' 목소리…유승민 "시간 안 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야권에서 거론돼온 '범보수 빅텐트' 구상이 갈수록 흔들리는 모습이다.

범보수 빅텐트는 왼쪽으로는 중도를 표방하는 안철수 전 의원을, 오른쪽으로는 광화문 광장의 '태극기' 세력을 한 지붕 아래로 모으는 야권 대통합 개념이다.

하지만 안 전 의원 측은 보수통합에 거듭 선을 긋는 상황이고, 반대편에서는 태극기 세력이 분열하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독자 신당이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당은 '반문(반문재인) 단일대오'를 이뤄 정권을 심판하자며 통합 필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통합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은 점점 줄어들어 가는 상태다.
흔들리는 '범보수 빅텐트' 구상…통합시계는 째깍째깍
현재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 양당 협의체 등 '투 트랙'으로 통합을 논의하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통합 후 지도부 구성과 공천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마련하는 '공천 룰'을 통합 후 새보수당 의원에게는 다르게 적용하겠다는 제안까지 했지만, 아직 긍정적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은 28일 청와대 분수대에서 '검찰 보복인사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연대, 후보 단일화도 당연히 옵션"이라고 밝혔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 대형정당보다 군소정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에 합당의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는 자신의 22일 발언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통합 신당을 추진하는 한국당을 당혹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이는 통합 논의 과정에서 나오는 기 싸움의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통합 논의에 관여해온 한 한국당 의원은 통화에서 "새보수당에서 선거 연대를 하자는 사람은 한두 명뿐"이라며 "선거연대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점을 그쪽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흔들리는 '범보수 빅텐트' 구상…통합시계는 째깍째깍
'범보수 빅텐트' 구상의 가장 우측에 선 세력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유승민 의원 측과는 한 지붕 아래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게다가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 한국당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는 데 실망감을 표하면서 독자 세력화를 꾀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경우 한국당을 탈당해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측과 함께 31일 '자유통일당'(가칭)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다.

김 전 지사는 통화에서 "한국당이 좌클릭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다가는 나라가 망한다"며 "종북주사파를 척결하는 것이 우리 당의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공화당 역시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가 당의 운영 방향을 놓고 내홍을 겪은 끝에 결별 수순을 밟는 상황이다.

김 전 지사는 "홍문종·조원진 대표와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이언주 대표에게 합류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성과는 없는 상태다.

이러한 '사분오열'의 근저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심리도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여권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날치기한 것은 보수 분열을 위한 것"이라며 "여기에 끌려가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범보수 빅텐트' 구상…통합시계는 째깍째깍
정치권에서는 신당창당 등의 시간적 여유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통합에 대한 각 세력의 '결단' 역시 머지않았다고 관측한다.

한국당 내에서는 적어도 주 내에는 일단 새보수당과 어떤 식으로든 통합 여부에 대한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회견에서 "오늘부터 더 본격적으로 대화할 생각"이라며 "대화가 그렇게 길어질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통합 논의에 참여하는 한 한국당 의원은 통화에서 "공천 일정 등을 고려하면 2월 10일까지만 통합이 되면 된다"며 다소 느슨한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