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민심도 제각각 해석…"잘했다 칭찬" vs "법치 붕괴 우려"
총선 앞두고 한국당·새보수당엔 '보수 통합' 주문도 많아
엇갈린 '설민심' 평가…여 "민생·개혁 완수" 야 "정권 심판론"
여야가 27일 전한 설 민심의 키워드는 단연 '민생'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민생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았다고 전했지만, 그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선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이 초래한 국회 파행과 국정운영 마비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다면서 민생·개혁 입법을 완수하라는 격려의 목소리가 많았다고 밝혔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민심을 파악한 결과 지금의 경제 상황이 현 정부의 실정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정권 비판에 집중했다.

4·15 총선이 79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야는 이런 설 민심을 각각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해석하며 기선 잡기에 열을 올렸다.

이날 여야 의원들 전한 내용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각자의 지역구에서 많이 들은 이야기는 먹고 살기 어렵다는 호소였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파행에 대한 따가운 질책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설 민심 보고'에서 "설 민심은 한마디로 민생 먼저였다"며 "쟁점법안 때문에 국회가 오래 대립한 만큼 여야가 손잡고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었다"고 전했다.

같은 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초래한 국회 파행과 국정운영 마비를 극복하고 개혁의 진전을 이뤘다는 격려와 함께 새롭게 구성될 국회는 구시대적인 정치 세력을 퇴출하고 당면한 민생개혁 과제를 위해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들은) 경제성장률 2%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들고서도 선방했다는 정부를 보며 올해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국민들은) 연휴 첫날부터 라디오에 나와 지난해 가장 아쉬운 일이 북미정상회담이라 말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서 올해도 민생은 안중 없이 북한만 바라보는 건 아닌지 한숨을 쉬어야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파악한 국민들의 평가에도 온도 차가 있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개혁을 잘 해줘서 고맙다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검찰 개혁이 잘됐고 그렇기 때문에 이제 민생에 매진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같은 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갑)은 "정부가 검찰을 제대로 잡아주는 것 아니냐, 잘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고, 윤관석 의원(인천 남동을)은 "검찰이 장관하고 자꾸 싸우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었다"며 검찰에 비판적인 여론을 소개했다.

엇갈린 '설민심' 평가…여 "민생·개혁 완수" 야 "정권 심판론"
반면에 한국당 이 대변인은 "설 연휴 하루 전 정권의 2차 (검찰) 인사 폭거를 보며 국민들은 정권의 숱한 의혹이 이렇게 묻히는 것은 아닌지, 이대로 법치와 정의가 무너지는 것인지 분통을 터트렸다"고 논평을 통해 밝혔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은 통화에서 "검찰 대학살, 경제 등 잘하고 있는 게 없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며 "지난번엔 민주당을 찍었지만 이럴 줄은 몰랐다며 이번엔 선거 잘해서 꼭 이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부산 해운대갑)는 페이스북에서 "이번 설에는 '문'자가 들어간 사자성어가 많이 회자된다.

대표적으로 전대미문과 동문서답"이라며 "전대미문은 '역대에 문재인 같은 대통령 없었다', 동문서답은 '문이 동쪽이라면 답은 서쪽이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하 책임대표는 "문 정권은 '노무현 2기'가 아니다"라며 "박근혜 정권보다도 과거 5공 독재와 더 유사한 민간 파시즘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3대 민심은 주택, 취업, 소상공인 문제 해결"이라며 "2월 임시국회를 통해 민생 입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설 민심을 고리로 저마다 총선에서의 '심판론'을 거론했다.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정 발목잡기와 장외투쟁으로 최악의 국회를 만들고 이념 타령만 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실망과 총선에서의 심판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많았다"고 밝혔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당에 대해서는 좀 더 세게 잘 싸우라며 분발을 촉구하는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다"며 "몇몇 분의 경우엔 '도저히 안 되겠다, 이번 4월에 반드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말씀을 하시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야권의 화두인 '보수 대통합'이나 호남 지역의 제3지대 세력 통합에 대한 민심도 전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통화에서 "TK(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통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도 "전통적 지지층인 TK를 대폭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불만도 많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 오신환 의원(서울 관악을)도 "지역구에서 만나는 분들의 90%는 통합하라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분열해 있는 호남 정치권에 실망하며 통합을 서둘러 구도를 만들어보라는 것이 지역민들의 요구"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