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NSIC, 실현 가능성 위주로 개발전략 선회하기로
'세계적 경제 중심지?'…송도국제업무단지 아파트촌 변질 우려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를 만든다며 민간사업자에 개발권을 내준 송도국제업무단지(580만3천㎡)가 아파트만 밀집한 주거용 신도시로 변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15일 이원재 인천경제청장과 신문식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송도국제업무단지 미개발지 등의 개발전략 수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MOU의 골자는 인천경제청과 NSIC가 서울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송도국제업무단지에서 장기간 방치된 미개발지에 대해 '실현 가능한' 개발전략을 올해 말까지 세우자는 것이다.

NSIC는 포스코건설이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게일인터내셔널과 3대 7의 지분 비율로 설립한 회사로 2005년부터 송도국제업무단지를 개발해왔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이 게일과 갈등을 빚으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사업이 중단됐고 결국 포스코건설이 확보한 게일 지분을 새로운 투자사들에 매각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송도국제업무단지는 전체 면적 580만3천㎡에서 개발 미착수 면적(150만7천㎡)을 뺀 추진율이 74%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전반적인 사업 추진이 이른바 '돈이 되는' 아파트·주상복합단지 분양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단지내 계획된 시설 중 주택건설용지(120만2천㎡)의 개발비율은 86%에 달하지만, 상업·업무시설용지(99만9천㎡) 개발비율은 50.2%에 그치고 있다.

공공·기타시설용지(360만2천㎡) 개발비율은 76.6%이다.

송도국제업무단지내 국제병원, 제2국제학교, 아트센터 2단계 건립은 장기간 표류 중이고 업무용 빌딩도 기업 유치 부진에 따른 당장의 수요 부족을 이유로 확충이 미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경제청 안팎에서는 이번 MOU 체결이 미개발지 과제를 풀어야 하는 포스코건설 등 민간사업자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현 가능성과 민간기업이 중시하는 사업성에만 집중할 경우 개발이익이 적거나 거꾸로 인센티브를 주면서 유치해야 하는 앵커시설들을 포기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미진했던 업무용 건물의 개발이 가속화하면 송도국제업무단지의 개발이 활성화해 커낼워크, 아트포레 등의 상권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은 "NSIC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조속하고 원활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