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인재영입서 '인권'·'자유' 부각

"'체육계 미투 1호'인 저만이 할 수 있는 일, 피해자들의 침묵을 대신해 싸우겠다.

저의 용기로 그들이 더이상 숨지 않길 바란다.

"(김은희)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 자체로 자유를 선물 받고 태어났다.

"(지성호)
자유한국당 청년 인재로 입당한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29) 코치와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39) '나우'(NAUH)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한 말이다.

4·15 총선을 겨냥한 한국당의 인재 영입 행사는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두 달여만이다.

당시 환영식은 '공관병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문제로 빛이 바랬다.

따라서 한국당은 두 번째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자유'와 '인권' 등 한국당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삶에서 쟁취한 '인생 스토리'의 주인공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당 '체육계 미투' 김은희 삼고초려…'탈북인권' 지성호 수혈
김 코치는 2018년 한 방송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힌다.

김 코치는 초등학생 시절 학교 테니스 코치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고, 17년이 지난 지난 2016년 주니어테니스 대회에서 가해자를 우연히 마주친 후 증언과 증거를 수집해 고소했다.

고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한다.

김 코치는 가해자를 다시 마주친 뒤 악몽과 위장장애, 두통, 수면장애, 불안, 무기력 등에 시달리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까지 받았다.

결국 가해자는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10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 코치는 이듬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도 1심 승소했다.

이런 김 코치가 한국당 입당을 결심한 것은 자신과 같은 일로 힘들어 할 피해자들의 '인권' 때문이다.

김 코치는 "피해자가 박탈당한 인권을 되찾기 위해 신고할 때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이 저를 더욱 힘들게 했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슬퍼하고 좌절할 피해자들을 위한 일을 해달라며 한국당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고 입당 계기를 설명했다.

한국당 '체육계 미투' 김은희 삼고초려…'탈북인권' 지성호 수혈
북한 인권의 참상을 고발하고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단체 '나우'를 운영하는 지성호 대표는 중증 장애인이다.

14살이던 1996년 북한에서 화물열차의 석탄을 훔치려다 열차에 치여 왼팔과 왼다리를 잘라냈다.

이후 지 대표는 쓰레기를 주워 먹고 떠도는 이른바 '꽃제비'(street children·노숙아동) 생활을 하다가 탈북을 결심했다.

20대 초반 목발을 짚은 채 두만강을 헤엄쳐 1만여㎞를 돌고 돈 끝에 자유를 찾았다.

그는 탈북자·중증 장애인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납세의무를 다하며 살기, 고향에서 파견된 '대사'처럼 고향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기 등을 다짐했다고 한다.

지 대표는 미국을 오가며 북한 인권의 참상을 고발하는 노력을 기울이다가 지난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 상황을 언급하던 중 지 대표를 소개했고, 지 대표가 목발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기립박수를 받은 장면은 전세계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그는 환영식에서 "대한민국에서 힘든 경험이 있지만 그래도 웃는 것은 '자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체육계 미투' 김은희 삼고초려…'탈북인권' 지성호 수혈
이들의 영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김 코치는 "한국당과 생각이 맞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입당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한국당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의 '삼고초려' 끝에 불과 일주일 전에야 최종 승락했다고 한다.

염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여성과 약자의 인권을 위해 애쓰는 정당으로 변하기 위해 김 코치와 함께 일하는 것이 절실했다"며 "김 코치를 만나기 위해 부인과 자정에도 달려 나가 두세시간 깊은 대화를 나누며 쌓은 신뢰로 인재영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