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논란' 이후 두달 만에 인재영입
"고난과 아픔 이겨낸 청년 인재"


자유한국당은 4·15 총선을 앞두고 '목발 탈북'으로 유명한 탈북자 인권운동가 지성호(39) 씨와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29) 씨를 영입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8일 국회에서 영입인사 환영식을 열어 지씨와 김씨를 2차 영입 인재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1차 영입 인재 명단에 올렸다가 철회한 뒤 두 달여 만이다.

지씨는 지난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서 참석한 바 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부각하며 지씨를 소개해 유명인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고 소개했고, 지씨가 목발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기립박수를 받은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북한 주민이던 지씨는 1996년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려다 굶주림에 탈진해 선로에서 기절했고, 지나가던 열차가 지씨를 덮쳐 왼팔과 다리를 마취도 없이 절제해야 했다.

지씨는 이후 목발을 짚은 채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한국 땅을 밟았다.

지씨는 현재 북한 인권 단체 '나우'(NAUH)를 운영하고 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김은희 씨는 지난 2018년 한 방송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힌다.

김씨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성폭행한 코치와 2016년 고소했다.

김씨의 사례를 계기로 여성 체육인들이 단체 성명을 내는 등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김씨는 현재 경기도 일산에서 테니스 코치로 활동 중이다.

한국당은 지씨와 김씨를 청년 인재로 영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언론 등을 통해 두 분을 접한 뒤 한밤중에 직접 찾아가기도 하는 등 한국당에서 같이 일하자고 간청했다"며 "처음에는 '한국당과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거절당하기도 했지만, 인권·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함께 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이번에 영입한 인재들이 고난과 아픔을 이겨낸 인생사로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지씨와 김씨에 이어 20여명가량의 추가 영입 인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