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만들어 총선 전 야권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을 위해 우리공화당, 이언주 의원 등과 접촉했지만 어제(5일) 열린 새로운보수당 창당식에는 화환도 보내지 않아 논란이 됐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의 통합 구상에서 새보수당이 후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황 대표는 6일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와 오신환·유의동·정운천·지상욱 공동 대표 등 5인에게 뒤늦게 창당 축하 난(蘭) 화분을 보냈다.

황 대표는 통합 대상으로 이언주·이정현 의원 등이 추진하는 신당을 직접 언급했지만 보수 야권 중 한국당 다음으로 큰 새보수당은 언급하지 않았다.

새보수당에 대한 국민 관심만 높여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한국당이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새보수당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을 '유 아무개'라고 지칭하는 등 새보수당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황 대표가 새보수당과의 통합보다는 안철수 세력과의 통합을 더 원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지난 3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총선 전에)통합이 안 되면, 유승민 의원을 이번에 좀 주저 앉혀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번에 보수통합이 되지 않을 거라면 향후 선거 때마다 유승민계가 보수 표를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 의원을 지역구에서 낙선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 때도 한국당은 바른미래당과 연대할 것처럼 연막만 피우다 말았다"면서 "보수통합에 나서지 않고 패배할 경우 책임론에 휩싸이니 겉으로만 통합하겠다고 하고 실제로는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당 목표는 (통합이 아니라)우리를 고사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새보수당은 이를 막기 위해 당분간 지지율 올리기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이 새보수당에 위협을 느껴야 통합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태경 새보수당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청년 중도층 지지층을 확보해서 10%대 지지율이 넘어가면 한국당은 문 닫을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가 10%이상 가면 TK는 몰라도 부산 경남까지 다 떨어진다. 그러면 한국당은 3, 40석 축소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새보수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모두를 끌어안겠다고 하는 건 말잔치일 뿐"이라며 "유승민 같은 분 데려오겠다고 한다면 그나마 있는 애국우파들은 다 빠져나간다"고 했다.

황 대표가 새보수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자칫 당 내분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가 당분간은 새보수당과 거리를 두고 지지율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하태경 새보수당 대표는 보수통합 시한을 2월 초로 못 박았다. 하 대표는 "선거가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2월 말까지 하는 건 불가능하다. 공천도 경선도 해야 되고"라며 일정상 2월 초까지 보수통합이 성사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