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수보회의서 언급…"국민 노력 덕에 더 나은 내년 기약"
"국민 뜻 무겁게 받들며 더욱 겸손하게…소명 의식으로 시대 요구 부응"
"국회, 막판까지 부끄러운 모습, 국민만 희생"…민생·경제법안은 볼모서 놔줘야"
文대통령 "檢개혁 제도화 마지막 단계…국민의 절절함이 원동력"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볼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 사회 전반의 불공정을 다시 바라보고 의지를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국민의 절절한 요구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안의 국회 표결 처리를 앞두고 이의 중요성과 함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부각된 공정 가치에 대한 국민 눈높이의 소중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는 매주 월요일 열어 온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로, 전체 청와대 직원이 볼 수 있도록 영상회의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내며 희망의 싹을 틔운 보람 있는 한 해였다"며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국민의 노력·헌신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또 "일터와 가정 어디서나 묵묵히 자신 직분을 다하면서도 대한민국이란 공동체를 위해 참여하고 나누며 연대해주신 국민 여러분이 한없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특히 세상을 바꾸는 힘은 국민이란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한 한해였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었지만 국민 응원이 오히려 전화위복 계기가 됐다"며 "핵심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산업 육성 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주춧돌을 놓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1 독립운동 100년의 의미를 되살려 의지를 모아준 국민의 힘이었다"며 "촛불 정신을 계승하며 변함없이 뜻을 모아준 국민의 힘이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국민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한해를 결산하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며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역사가 된다는 소명 의식으로 최선을 다해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文대통령 "檢개혁 제도화 마지막 단계…국민의 절절함이 원동력"
그러면서도 "저무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며 "20대 국회 내내 정쟁으로 치달았고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국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역대 최저의 법안 처리율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 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며 "우리 정치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예산 부수법안이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지 못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더니 올해 안에 통과되지 못하면 국민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일몰법안마저 기약 없이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혼부부·자영업자·농어민·사회복지법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일부 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며 "월 30만원 지원하는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의 수혜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예산은 통과됐지만, 입법이 안 돼 제때 지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상정됐는데도 마냥 입법이 미뤄지는 청년기본법, 소상공인 기본법, 벤처투자 촉진법 등 민생법안도 국민 삶과 경제에 직결되는 시급성을 다투는 법"이라며 "아무리 정치적으로 대립해도 국회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일마저 방기하며 민생을 희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린다.

이제 볼모로 잡은 민생·경제법안을 놓아주길 바란다"며 "진정으로 민생·경제를 걱정한다면 민생·경제 법안만큼은 별도로 다뤄주기 바란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엄중히 여겨야 한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