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박영미·역도 엄윤철·유도 김진아 '약진'

2019년은 북한 체육계에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해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레슬링, 역도, 유도 등 전통의 효자 종목에서는 금메달과 세계 신기록이 쏟아졌다.

하지만 축구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과 맞붙을 때는 세계 축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상한' 경기로 뒷말을 나았다.

2019년 北체육, 역도영웅에 "와!" 무관중 남북축구에 "아…"
◇박영미·엄윤철·김진아…북한을 빛낸 스포츠 스타들
북한 레슬링 대표팀 박영미는 지난 9월 카자흐스탄 이스타나에서 열린 2019 세계레슬링연맹(UWW)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53㎏급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박영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 여자 레슬링의 간판. 당시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쳤지만, 부상을 숨기고 출전해 우승하기도 했다.

박영미는 6위까지 주어지는 2020년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까지 거머쥐어 내년 행보에 기대를 모은다.

'앤트맨' 엄윤철은 올해 세계기록을 세우며 생애 5번째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지난 9월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2019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55㎏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128㎏, 용상 166㎏, 합계 294㎏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합계 294㎏은 세계역도연맹이 2018년 체급 체계를 재편하며 남자 55㎏급 '기준 세계기록'으로 정한 293㎏을 1㎏ 넘어선 세계신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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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복싱의 방철미는 지난 4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9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51㎏급 결승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제11차 아시아곡예체조선수권대회에서는 정금화, 로혜성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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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부문의 성취도 빛났다.

지난 5월 국제유도연맹 세계 투어 후허하오터 그랑프리대회에서 김진아, 전유순은 57㎏급, 48㎏급 결승에서 각각 금메달을 땄다.

김진아는 지난 10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9 국제유도연맹(IJF)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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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기계체조의 김혁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 주최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여러 태권도 선수들은 지난 10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진행된 2019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34개의 금메달을 쟁취했다.

5월에는 국제카누연맹 여자카누컵 경기대회에 참가한 고행복 선수가 성인급 1인 200m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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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무중계 논란 낳았던 월드컵 예선 평양원정
명(明)이 있다면 암(暗)도 있다.

지난 10월 15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홈 팀인 북한은 중계방송 요구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했고, 결국 방송 생중계도 무산됐다.

여기에 북한은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 특별한 이유 설명 없이 관중을 들이지 않아 초유의 '무중계·무관중' 경기를 만들었다.

그나마 요아킴 베리스트룀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가 남북 축구를 직관하면서 트위터로 관련 사진을 올려 내부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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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얼마 뒤 북한이 평양의 모든 외국 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북한 사회에 관한 것들을 트위터를 통해 공유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남북관계 경색 분위기 속에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은 얼마 전 부산에서 끝난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대회에 불참을 통보해 대만이 대신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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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