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추 내정자는 9일 서울남부 준법지원센터 6층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장관 후보 지명 다음 날인 지난 6일 추 내정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윤 총장과 추 내정자는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당 대표까지 지낸 '힘센 장관'을 임명한 것은 정권 핵심부를 향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집권당 대표 출신이 장관에 지명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 정세균 의원(당시 산업자원부 장관) 이후 처음이다. 추 내정자는 윤석열(23기) 검찰총장보다 9기수 선배기도 하다.

법무부장관은 검찰 인사권을 갖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추 내정자가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과 청와대 관련 수사팀의 핵심 인사들을 좌천시키는 방식으로 검찰을 견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 정기 인사는 내년 2월에 예정되어 있는데 이를 1월로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앞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앞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검찰에서는 추 내정자가 인사로 압박한다고 하더라고 결사 항전하겠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는 가운데 검찰이 정권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배경에는 "범죄 혐의가 워낙 짙어 수사를 대충하면 검사들이 감방에 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앙일보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빌려 "검사들은 지금 청와대와 집권당의 외압에 휘둘려 이 사건들을 흐지부지 덮거나 왜곡하면 자기들이 감방에 갈지 모른다는 엄정한 자세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무엇보다 조국-백원우-박형철 공모 체제에서 박형철이 이탈해 내부의 진실을 모조리 밝힌 것이 결정적"이라고 했다.

설사 추 내정자가 수사팀을 교체한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총장은 최근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가 악역을 맡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신뢰로 검찰총장이 된 만큼 정권 비위를 원칙대로 수사해 깨끗하고 성공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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