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과정서 '협상론' 부각 가능성
與 "기다리기 어렵다"…한국당 뺀 '4+1' 회담 개시
한국당 '원내사령탑 교체', 패스트트랙 정국 변수 되나
자유한국당이 4일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첨예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패스트트랙 정국'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무산되면서 한국당은 오는 10일께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전략이 일정 부분 수정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나 원내대표가 그동안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앞세워 강경한 원내 전략을 구사했다면, 새 원내대표는 '협상력 복원'을 앞세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 강석호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협상론'을 전면에 제기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고리로 한 선거법 개정안 협상 등이 대표적이다.

강 의원은 전날 출마 선언에서 "무너진 협상력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대해 "약간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유기준 의원 역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의 인연을 거론하며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각 정당 상황이 같지 않아 협상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국당 '원내사령탑 교체', 패스트트랙 정국 변수 되나
민주당은 일단 한국당 내부의 변화 조짐을 예의주시하면서도 12월 정기국회 종료 하루 전인 9일을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고수하고 있다.

한국당이 협상파로 분류되는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경우 막판 원내대표 간 대화 창구가 활성화할 수도 있지만, 이를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게 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공개 최고위에서 '여론은 한국당에 좋지 않으니 새 원내대표를 기다리지 말고 절차대로 하자'고 의견이 모였다"며 "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정기국회 종료일인 10일까지라 기다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협상 파트너가 바뀌게 된 데 대해 "답답한 상황"이라면서도 "예산안이나 법안 처리의 경우 '버스가 떠나야 할 시간'이 임박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에 이날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회담 개시를 공식화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의 책임 있는 지도부가 직접 협상 의지를 밝힐 경우에는 새 원내대표와의 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기류도 일부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 시기는 정기국회 이후 임시국회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표결 강행 시 벌어질 여야 극한 충돌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